관사 합숙... 아침식사 미제공에 ‘침구 챙길 것’ 지시
“예년엔 배 결항 고려 육지 진행”... 교사 불만 속출
학교 “배편 때문 어쩔 수 없어... 숙소 내 조리 가능”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강화군 섬에 있는 한 학교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도 새 학기 전체 교사 워크숍을 3박 4일 일정으로 추진해 논란이다. 신규 전입 교사들은 관사 배정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강화군 A학교는 교사가 20여 명 되는 비교적 작은 학교다. 3월 새 학기 준비를 위한 교사 워크숍을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간 본교에서 진행하려 했다. 워크숍 내용은 교사 업무분장, 교과협의회, 연수, 관사배정 등이다.

학교 방역 모습.
학교 방역 모습.

그러나 워크숍을 앞두고 학교는 워크숍 일정을 하루 추가해 16일부터 진행하려 했다. 풍랑주의보로 17일 학교가 있는 섬으로 배가 뜨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총 3박 4일 일정이 예고됐다.

일부 교사들은 워크숍 일정과 장소를 문제 삼으며 불만을 나타냈다. 학교가 3박 4일이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아침 식사도 제공하지 않고 개인 침구를 지참하게 했기 때문이다. 숙소로 제공하는 임시관사에서 알아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라는 식이다.

A학교 한 교사는 “신규 전입교사들은 관사도 배정받지 않은 채 침구까지 들고 섬에 들어와 3일간 숙박해야 한다”며 “아침도 제공하지 않는다. 주민이 적은 섬이라 아침에 운영하는 식당도 마땅치 않다”고 불만을 보였다.

A학교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도 나왔다. A학교는 다리가 없는 섬에 있어 배를 이용해야만 갈 수 있다. 따라서 날씨가 궃어 배편 운항이 중단되면 개인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예년에도 강화 본도나 인천 내륙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유례없는 긴 일정도 교사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관사 배정과 업무분장 등의 업무는 하루 동안 모여서 협의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서다. 관사 배정도 교사별로 방이 정해지면 전입 교사들이 스스로 이사하면 될 문제였다.

또한 여전히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유효한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시책에 어긋나는 워크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들이 적은 만큼, 충분히 비대면 화상회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A학교 교감은 “2박 3일 일정 중 첫날과 마지막 날은 배로 섬을 오가는 날이라 일정 소화가 힘들다. 3일 일정은 어쩔 수 없다”며 “풍랑주의보로 배가 뜨지 않을 것을 예상해 앞서 하루를 추가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사에는 전기와 가스가 다 잘 공급된다. 충분히 식사를 해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교사들이 시교육청에 불만을 나타낸 후, A학교는 출발 당일로 예정된 16일 워크숍을 일주일 연기했다. 이날 풍랑주의보로 배가 뜨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뤄진 워크숍은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로 하루 줄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무리한 일정을 추진하는 것 같지만, 법적으로나 방침상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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