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1사 1노조’로 임ㆍ단협 협상, 난항 예상

한국지엠이 생산직에게만 성과급 450만원씩을 지급했다가 사무직이 강하게 반발하자 사무직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나, 차등 지급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이하 사무지회)는 지난해부터 2010년도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사무지회가 사내 집회 등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자, 사측은 3월 안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하지만 사측이 이달 30일 지급키로 한 사무직 성과급을 일괄 지급하지 않고 사원부터 상무까지는 ‘베리어블 페이(Variable Pay: 가변급)’를 적용해 A~B등급은 450만원을 지급하고, 그 이하는 450만원을 미만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라, 사무지회가 반발하고 있다.

사무지회는 “함께 고생해서 성과를 냈는데 누구는 성과급을 주고 누구는 주지 않다가 사무직들의 저항이 커지자 꼼수를 부려 B급 이상에게만 450만원을 맞춘다는 것은 80%는 회유하고 20%는 내치겠나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이창훈 사무지회장은 22일 <부평신문>과 한 통화에서 “사무직 종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밀린 성과급을 겨우 지급하면서 이를 차등지급하는 행위는 사무직을 ‘80 대 20’으로 나눠 분열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노코멘트(no comment: 답변하지 않음)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무지회는 사측이 전무급 이상 임원들에게만 성과금으로 연봉의 25%를 2월에 지급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무지회는 전무급 임원들의 성과급 평균이 500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무지회는 “밑바닥에서 고생한 사무직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임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었겠냐”며 “사무직의 성과급 문제가 정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솔선수범해야할 임원들이 자신들의 배부터 불리는 것은 한국지엠 인사정책의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올해부터 ‘1사 1노조’로 임ㆍ단협 협상 … 임금인상과 인사정책 쟁점될 듯

한편, 한국지엠지부는 3월 시행 예정이던 임금 인상과 승진인사가 또 다시 연기됐다며 올해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ㆍ단협) 협상에서 인사정책 시정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지부는 금속노조의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지난해 1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무직노조를 포괄해 지회로 두기로 결정했다. 생산직과 사무직이 하나의 조합원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임ㆍ단협 협상을 사무지회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 성과급 차등지급 문제로 촉발된 노사 갈등이 임ㆍ단협 협상에서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ㆍ단협 협상에서 ▲하청기지화 반대 ▲생산물량 확보 ▲한국 임원에 대한 차별적 인사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 노사 갈등은 어느 때보다도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완성차사보다 낮은 임금 문제도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그동안 생산직 노조인 한국지엠지부를 상대로 임·단협 협상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근거로 사무직에 대한 처우를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임ㆍ단협 협상은 ‘1사 1노조’가 출범함에 따라 인사와 임금인상 폭을 놓고 노사 간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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