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 비판
"10년 동안 재활용 안 되는 화장품 용기 사용하는 것" 문제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화장품 용기 90%가 재활용이 어려워 재질개선이 시급하다.

인천녹색연합은 15일 성명을 내고 화장품 용기 90%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이라며 화장품 업계는 화장품 용기 재질개선을 해야한다 주장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화장품용기·포장재 등급표시 시행에 따른 산업계 동향 및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 중 90% 이상이 '재활용 어려움' 등급 대상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용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화장품 용기(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를 2019년 도입해 오는 3월 24일 본격 시행한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으로 나뉜다.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평가될 경우 '재활용 어려움'이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기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 20%를 더 내야한다.

인천녹색연합은 “판매량으로 치면 2018년 기준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659억 개가 나오고 있다”며 “화장품 용기 문제 해결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장품 중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 바디제품의 경우 기초화장품이나 색조화장품보다 부피도 크고 재질 단일화가 쉬워 더 빠른 재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화장품업계에선 고급스런 화장품으로 보이기 위해 재활용이 되지 않는 PET-G 용기를 사용한다.

화장품 용기로 쓰이는 PET-G는 기존 PET보다 두께가 두껍고 색깔이 들어 있어 일반 페트병 재활용을 방해한다.

PET-G은 PET로 표기되어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구별이 어렵다. 또한 용기 자체에 라벨이 인쇄되어 있는 경우 일반쓰레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은 더욱 낮아진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대한화장품협회는 지난 1월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의 주요내용은 ▲재활용 어려움 제품 100% 제거(Recycle)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리필 활성화(Reuse) ▲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이다.

화장품업계는 선언문 중 화장품 용기의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를 위해 바이오원료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녹색연합은 “현재 국내 바이오 플라스틱 처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며 “바이오 플라스틱 처리 인프라를 갖추지 않는 한 바이오 플라스틱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언을 보면 소비자들은 2030년까지 약 10년 동안 재활용 안 되는 화장품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화장품 기업 중 일부 친환경 브랜드는 재활용되기 쉬운 단일재질 용기를 사용하거나 펌프에서 금속 스프링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시행하고 있어 화장품 업계가 이런 사례를 참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는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세계 8위 규모로 ‘K-뷰티’라 할 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화장품 업계는 쓰레기 문제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시급히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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