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코로나19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을 넘겼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는 반대로 3차 대유행은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임차료와 직원 급여 걱정에 하루하루를 지옥문을 통과하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동안 누적된 손실로 대규모 폐업이 예상된다. 영업 제한에 따른 보상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인천국제공항도 예외가 아니다. 항공산업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2001년 개항 이래 승승장구하던 인천공항의 성장세도 급격히 추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019년 2조7000억 원에서 1조5000억 원 감소한 1조2000억 원이다. 항공여객 수입 감소와 면세점·입점업체 등 비항공 수익 급감이 주요 요인이다. 그 결과 공사는 지난해 적자 42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항공화물 물량을 평년 수준으로 간신히 유지했다.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2년 연속 1위, 고객 만족 최우수 기업으로 인천공항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016∼2019년에 약 4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인천공항 운영과 4단계 건설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 2조 원을 차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어려운 외부환경 뿐 아니라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와 그로 인한 직원들과 분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불신, 협력사들과의 갈등 등 풀어야 할 내부 과제도 많다. 한마디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한 꼴이다.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라는 외부환경도 있지만, 직무수행 관련 법규 위반, 부당한 갑질 인사, 불법 수의계약 특혜, 기이한 로고 교체 파동,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불통 등, 구본환 전 사장의 리더십 문제가 있었다.

구본환 전 사장은 국토교통부의 해임 건의 이전에 이미 직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았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품위와 신뢰를 잃어버린 탓이다. 2001년 개항 이래 최초의 사장 해임이라는 불명예는 자업자득이다. 이러한 불신은 경영진 전체의 책임으로 번졌다. 그래서 신임 사장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신임 사장은 전임 사장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국토부 차관이던 김경욱 신임 사장은 탁월한 갈등 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다행이다. 지금 인천공항공사는 상생의 리더십이 가장 요구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는 앞으로도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전에서 ‘내부화합’ 없이는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없다. 또, 인천공항공사의 경영수익에서 비항공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항공 수익보다 두 배나 크기 때문에 협력업체들과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이 가장 중요하다.

직원들을 무더기로 고소하고 위압적인 자세로 협력업체들과 법적 공방을 벌이는 이전의 갑을 마인드로는 안 된다. 일례로, 최근 공사가 인천시에 스카이72에 대한 체육시설 등록 취소 요청을 했다. 만일 공사의 요구대로 취소된다면 정규직 1100여 명과 하청업체 직원 가족들 포함 1만여 명의 생계에 대해 과연 대책이 있는지 묻고 싶다.이런 식의 갈등적인 접근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는 전임 사장과 측근들이 방치했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 노력을 재개해 상생을 강조했던 공사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그간의 불신을 털어내고 상호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뢰를 구축한다면 해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택시업계와 ‘타다’의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김경욱 사장이 발휘한 상생의 지혜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인천공항이 인천에 있음을 잘 인식하길 바란다. 그동안 인천공항은 인천시민에게 지리적이고 명칭적 수준의 관계로만 존재했다. 이제 형식적 관계에서 벗어나 인천공항의 발전이 인천의 발전이고, 인천이 인천공항 발전의 근거지가 되는 운명공동체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긴밀하고 촘촘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항 확장과 도시 발전, 지역 산업 구조 고도화와 공항의 경쟁력 강화는 인천과 인천공항의 윈-윈 전략이다. 신임 사장은 공항경제권과 항공정비사업에서 그동안 인천시와 쌓아온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강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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