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곳곳서 학부모총회와 학교설명회 열려

▲ 16일 열린 영선초 학부모 총회에서 학부모 운영위원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학부모 참여로 학교가 바뀐다’는 말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부평지역 대다수 학교에서 학부모총회와 학교설명회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운영위원 선출에 많은 후보가 나오고, 학부모총회에 많은 학부모들이 참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

지난 16일 오후 2시 삼산2동 영선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총회와 학교설명회에는 전체 학부모의 ‘3분의 2’에 가까운 540명이 참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학부모총회가 열린 강당이 꽉 차서 자리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지난해 감람석 모래가 깔린 멀리뛰기장에서 석면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석면 피해 대책을 촉구하며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활동해온 영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석면 검출 후 조치와 피해 대책 마련을 미온적으로 하거나 은폐하려는 학교 측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실망한 학부모들이 대거 학부모 운영위원 선거에 출마했고, 해당 후보들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이 투표를 위해 예년 학부모총회보다 두 배 가까이 많게 참가한 것이다.

학부모 위원 6명을 뽑는데 후보 13명이 신청했다. 이중 1명은 선거일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당일 후보 연설 자리에서 2명이 다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주어진 연설시간 3분 동안 하고 싶은 말을 자신 있고 힘 있게 말하는 후보도 있었지만, 목소리가 떨려 써온 연설문을 힘들게 읽는 후보도, 자신의 기호를 재밌게 바꿔 귀에 쏙 들어오게 말하는 후보도 있었다.

지난해 운영위원을 했다는 한 후보는 “운영위원 활동을 통해 수학여행 버스 비용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비용을 낮추고 도서관에 좋은 책이 보급되도록 했다”며 “다시 뽑아준다면 학교의 예산이 학생들을 위해 잘 쓰이는지 살피고 학습준비물 비용을 100% 학교가 부담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다른 후보는 “교장, 교감과 함께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며 “10점 만점에 10점, 기호 10번을 기억해 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학부모들의 투표 결과 영선초 학부모 운영위원에는 정영실ㆍ이희동ㆍ김호태ㆍ정연경ㆍ이윤경ㆍ백순희 후보가 선출됐다.

▲ 학부모총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학부모 운영위원 선출을 위해 투표하고 있다.
이날 참가한 한 학부모는 “학교가 변하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큰 열망을 보여주는 총회였던 것 같다”며 “당선을 바란 모든 후보가 학부모 위원이 되지는 못했지만, 학교 측에서도 변화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열망을 받아들여 올해에는 많은 변화기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백순희 당선자는 “학부모 위원이 된 만큼, 학교 예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모든 위원들이 학생들이 가고 싶은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십정2동 신촌초등학교에서도 학부모총회가 열렸으며, 학부모 운영위원 5명을 뽑는 데 후보자 12명이나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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