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ㆍ학부모ㆍ교사 모두 ‘갸우뚱’

학교 밖 다양한 여가활동과 휴식을 통해 교육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새 학기부터 전국의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주 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학생ㆍ학부모ㆍ교사 등 교육 주체들은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업일수가 220일에서 190일로 단축됐지만, 수업시수가 줄지 않아 평일 학생들의 수업시간이 늘어난 것과 맞벌이 부모들이 갑작스럽게 토요일 아이들을 떠맡게 되면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토요일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참여율도 그다지 높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를 보면, 지난 10일 인천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토요일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은 전체 학생의 10.7%에 불과했다.

특히 주5일제 수업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할 때 토요일 수업이 없어지면서 평일 수업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해 “속았다”라는 이야기까지 중ㆍ고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부평의 이아무개(15) 중학생은 “설문조사 때는 토요일에 학교를 안 나온다고 하니 친구들 모두 좋다고 찬성 의견에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며 “그런데 한참 후에 선생님한테 주5일제 수업 실시로 새 학기부터 평일 수업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니 친구들이 ‘속았다’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토요일에도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라며 학교에 나와야한다고 하는 것은, 작년까지는 그래도 한 달에 두 번 토요일은 쉰 것인데 올해부터는 그게 없어 진거나 다름없는 꼴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김아무개(43)씨는 “맞벌이를 하고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장 토요일에 아이가 학교를 안 가니 부담스럽다”며 “특히 초등학교에는 보낼만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어 학원에 보내야하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초교 교사인 최아무개(42)씨는 “초등학교 교사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라며 “평일에 일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두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토요일에 학교를 나와야하지만, 그 외에는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대부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초교는 교사가 토요일 프로그램을 담당하기도 하고, 토요일에 강제 보충수업을 진행하는 중학교도 있어 교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예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실제적으로 주5일제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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