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신선희 인천여성회 회장

인천투데이ㅣ인류가 하나의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속수무책이다. 어떤 전쟁도 어떤 전염병도 이렇게 동시에 온 세상을 뒤흔들지 못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해도 또 다른 바이러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니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문제가 됐다.

심지어 기후위기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어서 수 만 년 얼음 속 깊이 갇혀있던 세균과 바이러스들의 창궐 또한 예상된다고 한다. 그 경고로 2018년에는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이 발생해 순록 20만 마리가 죽고 사체를 만진 어린아이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땅속 이산화탄소와 메탄도 방출돼 기후위기를 더 가속화하고 있는데 인류의 대책은 실효성 없는 기후협약 뿐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체결로 기온상승 2도 이내를 목표로 삼았으나 협약을 이행하는 국가는 없었다고 한다.

이미 지구의 경고 시기는 지났고 재난의 실행 시기에 들어선 듯하다. 호주와 캘리포니아의 사상 초유 산불, 세계 곳곳의 홍수와 인도의 50도 넘는 폭염 등 인간이 대비할 수 없는 위기가 계속 된다. 우리나라도 작년 54일간 지속된 장마로 기후가 달라짐을 체감했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니 195개국이 2018년에 다시 모여 2050년까지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고 우리나라도 2020년 9월에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입법 마련과 제도를 정비한다고 한다. 거대한 문제이다 보니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현재를 사는 나부터 뭘 어떻게 바꿔야 할지, 소소한 변화가 얼마나 변화를 줄지 막막하고 답답하다. 법과 제도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미미하지 않을까 싶지만 내가 변화하지 않고 세상이 먼저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 아닐까.

기후위기에는 각자의 책임이 있다. ‘2050 거주불능지구’의 저자 데이비드 윌러스웰스는 이렇게 고민을 던졌다. ‘한 손으로 환경을 되살리려고 애쓰지만 다른 한 손으로 파괴하고 있다’ ‘비인간적인 생활조건이 일상이 될 것이다’라고. 일회용품을 안 쓰려고 애쓰고 재활용을 분리 배출하려고 노력하지만, 일상에서 낭비하는 물과 전기, 버려지는 음식과 옷 등을 통해 배출되는 탄소량도 상당하다고 한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폐기의 패러다임을 현재의 우리가 버릴 수 있을까? 공장을 멈출 수 있을까? 인간의 탐욕을 공동체를 위해 내려 놓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자본과 인간은 그렇게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암울하다.

엄청난 기후위기가 고작 30년 안에 폭발적으로 일어난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나, 성인세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미래세대가 쓸 지구환경을 마구 소비해서 피해를 입힌 셈이다.

우리 세대에 걱정 없이 누렸던 맑은 공기와 물은 아이들 세대에는 제한적으로 누릴 수밖에 없다. 이미 어느 나라 아이들은 물이 없어서 살지 못하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도 7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수십 년 내 공기 중에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뿐 아니라 메탄가스로 숨을 쉬지 못해 인류가 멸종된다고 하니 최악의 기후위기 시나리오다. 시나리오가 빠른 현실이 되지 않게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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