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용규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5대 이사장

“2년 전 이사장에 취임할 때 대학의 미래방향을 민족대학, 통일에 앞장서는 대학,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설정했다. 이사장에 연임하고도 인천대의 미래방향은 2년 전과 같다. 취임 초기에만 해도 구호에 머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성과가 있으며 미래방향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2019년 2월 1일 취임했던 최용규(65)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이사장은 4대에 이어 5대에도 연임했다. 후보 추천위원회를 거쳐 인천대 선임이사로 선출된 후 지난달 30일 교육부 승인을 받았고, 이달 8일 열린 이사회에서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독립운동사연구소 통해 독립운동유공자 2060명 발굴
10~15만 유공자 발굴 위해 인천대 앞장, 타대학도 함께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

최 이사장은 2019년 2월 취임 후 곧바로 같은해 5월 인천대 안에 독립운동사연구소를 설립에 나섰다. 이후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소장인 이태룡 인천대 중국학술원 박사, 이윤옥 박사 등과 함께 불과 1년 여 만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유공자 2060명을 발굴했다.

국내 국가기관과 대학·연구소 등을 모두 합해도 1년에 500명도 안되는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이다. 발굴한 독립유공자는 국가보훈처에 포상 신청도 했다.

발굴된 독립 유공자 중에는 대표적으로 우석(愚石) 김기오 선생이 있다. 청년동맹 양산지부장과 신간회 양산지부와 경동지부(서울)에서 반일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이자 청년 운동가이다. 반일 운동 중 체포돼 심한 고문과 옥살이를 하고 반신불수의 삶을 살았다.

경남 양산의 의병장인 김병희·김교상 부자도 있다. 이들은 정3품관을 지냈으며, 양산의 거부(巨富)로 동향의 서병희(徐炳熙) 의병부대에 거금 5천원(당시 2천석 쌀값)을 지원했다. 사병 형식의 산포수를 중심으로 한 의병을 모집해 일본군과 격전을 치른 후 붙잡혔다. 손바닥을 철사로 꿰어 양산시장에서 조리돌림을 당한 후 피살됐다.

인천 송도중·고등학교의 전신인 개성 송도고보(송도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법정대에 진학한 뒤 ‘재동경 유학생 독립운동 사건’에 가담하면서 일본 경찰의 심한 고문에 숨진 윤재환 의사도 발굴했다.

윤 의사의 조카인 윤용택 성균관대학교 총동창회장의 요청으로 윤 의사의 발길을 추적하며 윤 의사 외 송도고보 출신 독립운동가 9명도 추가 발굴하는 성과를 얻었다. 여기에 역사적인 사실도 찾아냈다.

그동안 송도중고교가 속한 송도학원 설립자가 윤치호가 아닌 미국인 목사 왓슨(WATSON)을 필두로 한 남가주 감리교재단이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윤치호는 교육자로 일하며 말녕에 친일 단체 참여와 일제 집병 협력을 권유하는 등 친일활동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있다.

최 이사장은 “송도중을 다니며 친일파인 윤치호가 설립자라고 배웠는데, 이번에 윤치호는 학교 설립 시 일부 재산만 출연한 것으로 일부 과장됐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학에도 역사연구소가 있지만 독립 유공자 발굴활동은 못하고 있다”며 “인천대가 민족대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앞장서면 다른 대학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묻혀있는 독립유공자가 10~15만 명이라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른 대학도 함께 하길 바란다”며 “올해에는 영흥·용유·덕적도 등 옹진군과 강화도의 독립운동 유공자를 찾아낸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 현판식의 모습.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최용규 이사장.(사진제공 인천대)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 현판식의 모습.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최용규 이사장.(사진제공 인천대)

중국 연변대와 합작해 두만강대학 설립
북한·러시아와도 교류, 평화통일에 한걸음

인천대가 통일에 앞장서는 대학으로 가기위한 발걸음도 한발자욱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 중국 연변대학교와 합작대학으로 추진 중이던 두만강대학이 오는 6월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올 예정이다.

정부 승인이 나오면 2022년 9월 신입생을 모집하고 개교한다. 바이오농학과와 국문과 등 2개 학과는 필수로 하고 나머지 학과는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두만강대학에서 북한 대학과의 교류를 고민하고 있다. 농업과 바이오기술을 전수해 북한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모델을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과도 협력해 연해주에 대학을 만들고 두 대학에서 한국·중국·러시아와 북한이 학문적 교류를 하는 방안도 함께 꿈꾸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한국의 여러 대학에 북한학과와 대학원이 있지만 실제로 통일을 위해 행동하는 대학은 없다”며 “학문적 교류로 식량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통일과 평화·공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와 연변대의 두만강학원 설립 협약식.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최용규 이사장이다.(사진제공 인천대)
인천대와 연변대의 두만강학원 설립 협약식.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최용규 이사장이다.(사진제공 인천대)

베트남·카자흐스탄과 합작대학 추진
현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 육성

최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추춤하고 있던 베트남·카자흐스탄과의 합작대학 추진도 코로나가 종식되면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양 국가에 한국어학당을 설립하고 현지대학과 합작대학을 만들고 현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2년을 공부하고 인천대에 와서 2년을 공부하면 양 대학의 모든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하는 것이다. 인천대 졸업생들이 현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가 되고 주류가 되는 것이 최 이사장은 인천대의 글로벌화라고 생각한다.

최 이사장은 “인천대가 암울했던 선인학원 시절부터 봐왔고, 1990년에 선인학원 축대 붕괴 사고가 나면서 중재자로 나서 피해자 보상업무를 하기도 했다”며 “인천시의회 의원이 되선 시립화 과정에 개입하는 등 인천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인천대는 발전하는 일만 남았고 발전 기류에 올라탈 수 있는 시간인데 총장 선거라는 수렁에 빠져 1년 동안 허우적대고 있는 게 너무 아쉽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총장 선출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학이 미래로 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