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진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부교수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권현진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부교수
권현진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부교수

인천투데이ㅣ2021년 새해가 밝았다. 새 마음 새 뜻, 새 포부로 시작하는 이때, 아직 가라앉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삶에 여전히 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 언택트라는 단어는 변화의 아이콘으로, 친숙한 용어가 됐다.

지난해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언택트 복지서비스가 이뤄졌다. 온라인을 이용한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아이디어에서 실현되기까지 현장 종사자들의 노고가 많았다.

방역 물품 제작과 나눔, 온라인 모금활동 활성화, 각종 언택트 사업까지 지금껏 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들을 즉시 해내야 했지만, 앞으로도 사회복지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혹자들은 사회복지현장이 이제 온라인사업을 강화해야하므로, 사회복지기관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중요한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비대면 서비스의 시대에서, 오히려 생활하고 머무는 ‘공간’의 중요성을 더 깊게 느끼게 됐고, 자연스럽게 ‘공간복지’의 개념을 생각하게 됐다.

지역복지와 주거복지 등 공간의 개념을 가지는 복지 분야는 있으나 공간복지라는 개념이 복지분야에서 전통적인 단어는 아니다. 찾아봤더니 서울주택공사에서 공간복지라는 용어를 ‘공공 공간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름 정의를 내려 사용 중이다. 즉, 공공 공간에 대한 복지적 관점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는 이러한 공공 공간조차 대부분 폐쇄되고 있다.

사회복지 기관들이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사회복지기관을 이용하던 지역주민들은 모두 집에 머물게 됐다. 대부분 온라인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지만 이러한 서비스를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기존의 서비스를 얼마나 감당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사회적 관계를 통한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이용자들에게 지역사회, 사회복지기관, 공공 공간 등은 중요한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이다.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더 고립되며 무기력해지는 경향까지 발생한다니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정신장애인들의 경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퇴행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보호자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저소득가정의 아동들은 교육 소외 뿐 아니라 심각한 돌봄 공백에 처해있다.

원룸에서 생활하는 직장인들조차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사무용 책상이 아닌 침대 위에서 종일 노트북으로 근무를 하니 답답하고, 자세도 좋지 않게 돼 아픈 곳이 늘었다는 내용도 신문기사로 접했다.

모두가 집에서 홈트족이 될 수 없고,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없어 피씨방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대면, 온라인이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고, 가상공간과 함께하는 생활에서도 격차를 느끼고 차별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되,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속적인 대면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공간복지’가 이어져야 한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는 ‘공간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 백신접종에도 순서를 매뉴얼화하듯이, 사회복지기관을 포함한 공공 공간 이용이 우선 필요한 사람을 정해서 대면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이 시대에 맞는 대면 복지서비스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사회복지기관이라는 공간을 서비스의 장으로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아이디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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