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 6000명 요보호아동...매년 300명 보호 종료
초록우산 인천본부, 천사캠페인‧아이리더 등 운영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매년 인천에선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가 종료된 아동 300여 명이 발생한다. 이들은 대부분 보호 종료와 함께 최빈곤층으로 전락한다.

2019년 기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본부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약 42억 원을 지원했다. 이 중 20억 원이 현금 지원이며, 22억 원이 프로그램 등을 통한 우회 지원이다. 국내 본부 1년 사업비가 약 15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큰 셈이다.

인천본부의 주력 사업은 천사캠페인, 아이리더 등이다. 천사캠페인은 아이의 자립을 돕는 사업이고, 아이리더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 중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인재 양성사업이다. 28일 본부 사무실에서 신정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본부장을 만났다.

신정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장.
신정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장.

“가난의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큰 목표”

요보호아동은 부모 또는 보호자에게 여러 요인으로 인해 보호, 양육되지 못하는 18세 미만 아동이다. 국내 약 8만 명이 있고, 인천엔 약 6000명이 있다. 인천에서 한 해 발생하는 보호종료아동은 약 300명이다.

신정원 인천본부장은 “보호아동들은 만 18세가 되면 정부의 공식 보호가 종료된다. 시설 등에서 보호받던 아동들이 소위 ‘맨몸’으로 사회에 던져지는 셈이다”며 “보호가 종료되는 순간 이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당장 살 집을 구해야하는데, 집을 구하는 방법은 물론 통장을 개설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은 올해 300만원을 인상해 보호종료아동에게 8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경기도가 계획 중인 1000만 원 다음으로 국내에서 두번째로 높다. 하지만 자립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800만 원 중 대부분을 집 보증금으로 사용한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아이들은 결국 월세를 못내 보증금을 다 까먹는다”며 “큰 돈을 처음 만지다보니 금방 소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천본부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자립아동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천사캠페인이다. 저소득층 아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비와 매칭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후원자가 매달 1만 원을 후원하면, 인천본부가 1만 원을 지원하고, 인천시가 2만 원을 매칭 지원해 4만 원을 적립한다. 올해 목표였던 후원자 1004명 모집을 달성했다.

신 본부장은 “이 밖에도 보호종료가 임박한 아이들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 직접 현금지원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eh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후원받는 아이들의 자부심이 된 ‘인천아이리더’

인천본부는 인천시, 시교육청과 함께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녔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힘든 인천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는 ‘인천아이리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후원자가 아이와 1대 1로 결연해 직접 후원하는 인재양성 사업이다. 매월 50만 원씩 연간 600만 원을 학업증진비로 지원한다.

인천본부는 지난해 1기 30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 2기 31명을 추가 선발해 61명을 후원하고 있다. 선발된 아이들은 스스로 장학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산다.

신 본부장은 “후원이 소득기준이 미달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다보니, 아이들은 후원받는 대상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다만, 아이리더는 조금 다르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재능이 있어야한다는 조건이 붙기에 아이들 스스로 장학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기로 선발된 아이들을 보면 태권도 국가대표, 프로파일러를 꿈꾸는 아이부터 미술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까지 다양하다. 1기에 선발됐던 아이 1명은 최근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다.

아이들 대부분 재능이 있지만 학원비가 없어 학원을 다녀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후원이 시작되고 접었던 꿈을 다시 꿀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한다.

신 본부장은 아이들이 연말을 맞아 후원자들에게 전한 감사인사 일부를 보여줬다. ‘부모님께 미안해서 말할 수 없었던 꿈이었다. 너무 감사하다’, ‘운동하며 다쳐 아픈데 병원비가 없어 참고 운동했는데 이젠 맘 놓고 병원을 다닌다’, ‘버스비가 없어 2시간 거리를 걸어 다녔는데 이제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어 좋다’ 등이다.

그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성공하면 나와 같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며 “후원자들도 그런 모습에 감동을 받아서 후원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61명에게 이뤄지는 후원을 1년으로 환산하면 3억6600만 원이다. 회사 45개가 후원하고 있다. 인천본부는 내년 3기를 시작할 즈음엔 더 많은 후원자가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 직원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 직원들.

“더 많은 아이리더 선발을 위해 교육격차 해소 필요”

인천본부는 아이리더사업 목표로 ‘인천 모든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잠재해 있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한다’고 말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꿈을 포기하거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아이리더 사업에 선정되지 못하기도 한다. 인천본부는 보다 많은 아이들이 아이리더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교육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며,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 중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그 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 4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비대면 수업 진행 시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점으로 ‘학습격차 심화(61.8%)’와 ‘피드백의 어려움(53.6%)’이 꼽혔다. 이유는 ‘가정환경의 차이(72.3%)’로 나타났다.

신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가정 아이들의 기초학력 미달 현상이 크게 나타났다. 문장 해석 능력과 기초 연산 능력에서 특히 그 차이가 심했다”며 “시 교육청에 찾아가 저소득 가정 아이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 교육청에서도 필요성을 크게 공감했고, 재단 인천본부가 사업비를 일정 부분 부담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큰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아이리더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학업 등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더 많은 아이들이 아이리더사업에 선정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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