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납품 예정 케이크 70만개 처리 못하고 발 ‘동동’
식재료 업체 꾸러미몰 입점했지만 가공식품 해당 안돼
교육당국 뾰족한 대책 없어...“지원방안 마련해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등교가 다시 중단되자 학교 급식도 중단됐다. 급식 식자재업체들은 재고부담과 인건비 등으로 막막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한숨만 쉬고 있다.

학교 급식실 모습.
학교 급식실 모습.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이달 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급식일정에 따라 납품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급식이 중단되자 준비한 재료의 부담을 고스란히 급식 식자재업체가 떠안게 됐다. 제때 소진하지 않으면 그대로 폐기할 수밖에 없다.

업체는 보통 월별로 학교와 계약을 맺는다. 업체들은 납품 계약을 맺으면 미리 식자재를 구매하고, 학교는 월마다 추후 정산한다. 이에 따라 급식이 중단되면 업체들은 매출을 올릴 수 없다.

마냥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등교 정상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급식이 재개될 경우 요구된 물량을 납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등교 여부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

학교에 식품을 납품하는 A업체(인천 서구 소재)는 등교가 중단되자 학교를 포함해 국내 곳곳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크리스마스 기념 조각케이크 70만 개를 모두 폐기처분할 위기에 놓였다. 각종 원재료와 생지 16만 개, 케이크 장식 등도 전부 그대로 쌓여있다.

이 때문에 2주 전부터 전 직원들이 케이크를 판매하기 위해 카페·빵집 등을 돌아다니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자칫하면 직원들 월급도 지급하지 못할 상황이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무급휴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현재는 케이크 70만 개 중 30만 개가량 판매한 상태다.

이 업체는 올해 내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3·4월 등교가 미뤄졌고, 지난 8월 광화문 집회에 따른 재확산으로 다시 식품을 납품할 수 없었다. 이에 남는 케이크를 곳곳에 무료로 나눠줘 인천시로부터 감사패를 2번 받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A업체 대표는 “일반 친환경 식재료는 교육청 차원에서 일부 보전해 주거나 꾸러미몰을 통해 판매할 방법 등을 마련해 줬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대책이 없다”며 “가공식품 업체들도 꾸러미몰에 입점할 수 있게 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천시교육청도 교육부의 지침이 없어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부분 학교가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어 급식대책을 세우기도 난처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업체들에 대한 대책은 12월 말까지 교육재난지원금으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꾸러미몰을 운영하는 게 현재까지 전부다. 일부 발주를 취소하기 어려운 식재료들은 일부 급식비로 보전해줬지만 한계가 있다”며 “내년 새로운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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