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사 임단협 조인식···노조, 임금인상·부평2공장·비정규직 등 해결과제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지엠 노사가 2020년 임금단체협약안 합의서를 작성했다.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미래발전전망 마련과 비정규직 문제, 임금 인상 등은 노조의 향후 과제로 남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와 한국지엠은 지난 10일 2020년 임금단체협약안 마련을 위한 26번째 교섭에서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21일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진행했다.

이날 조인식에는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권수정 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 등이 참여해 합의서에 서명했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은 첫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45.1%)을 넘기지 못해 부결된 후 진행한 교섭 끝에 마련한 것이다.

한국지엠 노사가 21일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가 21일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진행했다.(사진제공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6월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마련했다. 요구안의 핵심 내용은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소득 분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400%와 600만 원 지급 등이다.

또한, 2022년 이후 인천 부평2공장 생산 물량, 내수 판매 혁신방안 등 미래발전계획 제시도 핵심 요구안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이 어렵다며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이후 부분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등으로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입장문을 내고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되어 있던 부평공장 투자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며 노조를 압박했다.

사측의 입장 발표에 한국지엠 철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이같은 입장이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에 8100억 원을 투입하며 맺었던 기본 계약서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며칠 후 사측은 투자 비용 집행 보류 입장을 번복했다.

갈등 끝에 노사는 지난달 25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400만 원 지급 ▲부평2공장 생산 차종의 생산일정 연장 등 공장별 미래발전전망을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 가동 ▲비정규직 문제 관련 추후 협의 위한 틀 구축 등이 담겼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은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45.1%로 부결됐다. 소속 공장과 지회별 투표 결과를 보면, 부평공장에서 찬성률이 낮았다. 부평공장 4429명 중 1701명(38.4%)만 찬성했고, 나머지 2658명(60%)은 반대표를 던졌다.

노사 잠정합의안에 2022년 이후 신차 배정 계획이 잡히지 않은 부평2공장의 미래발전전망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는 게 요인으로 풀이된다. 부평물류센터 폐쇄 등을 우려한 정비부품지회에서도 찬성률 40.7%로 찬성표가 적게 나왔다. 찬성률이 50%를 넘긴 곳은 창원공장(58.0%)과 사무지회(57.5%)였다.

또한 임금이 2년간 동결됐는데, 이번에도 기본급을 동결하자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노사는 교섭을 진행해 지난 10일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번과 달리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을 전부 취하하는 내용이 담겼고, 코로나 위기극복 특별격려금 지급 시기와 조립라인 근무 직원의 일부 수당 지급 시기를 임단협 합의 후 즉시 지급으로 변경했다.

임직원 차량할인 구입 할인혜택도 현행 15~21%를 17~23%로 높였고, 임직원 가족 할인혜택도 10%에서 12%로 높였다.

다만, 기본급 동결과 코로나 위기 극복 특별격려금 등 성과급 400만 원 지급 규모는 달라지지 않았다. 부평2공장 미래발전전망 관련해서도 부평2공장 생산 차종의 생산일정 연장과 공장별 미래발전전망을 위한 노사 공동 위원회 가동 등 지난번 잠정합의안과 같다.

비정규직 관련해서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2020년 임단협 합의 후 내·외부 채널을 포함해 노조와 긴밀한 협의를 위한 틀을 구축하기로 했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은 찬반투표에서 찬성 3948표(54.1%)로 과반수를 겨우 넘겨 가결됐다. 여전히 부평공장에서 찬성보다 반대표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첫 번째 잠정합의안 투표 보다 전반적으로 찬성률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전체 찬성률은 과반수를 넘겼지만 부평공장 49.4%, 정비부품지회 49.2%로 첫 번째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왔던 공장과 지회는 여전히 찬성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부평2공장 미래발전전망 관련 확정된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과 부평물류센터 폐쇄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노조 자체적으로도 조합원들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부족한 합의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족한 합의안 속에서 마련한 부평2공장 미래발전전망을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 가동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 틀 구축 등을 통해 노조가 사측과 내년 어떤 안을 마련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은 3년 째 기본급을 동결한 부분도 내년 임금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가져오는가도 숙제로 남았다.

한편, 한국지엠은 21일 2020년 임단협 조인식 후 “임단협을 연내 최종 마무리한 만큼 회사의 장기 지속성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위해 내년에도 경영 정상화 계획에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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