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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㊴ 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

청소년 독서교육으로 창의력 발현 기회 마련
‘작은도서관 활성화로 교육격차 해소’ 목표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빌게이츠는 ‘오늘날 나를 만든 것은 마을 도서관이었다’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책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성장 동력이 된다. 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이사장 이만수)는 이러한 책의 가치를 알리고 독서습관을 교육한다.

이만수 대진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와 도서관 사서 등은 2015년에 도서관학교를 설립했고, 지난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인터뷰를 진행한 문승찬 도서관학교 사무국장은 도서관 프로그램 개발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문승찬 ‘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 사무국장.
문승찬 ‘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 사무국장.

문 국장은 “독서는 늙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며 “조합이 만들어지기 전인 2013년부터 독서논술연구소에서 대학생 독서캠프 등 책 관련 활동을 하다가 정년 후 책읽어주는 활동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조합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 읽었던 책 한 구절이 인생지표가 될 수도 있다”며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랐다”고 조합 설립 취지를 밝혔다.

도서관학교 조합원은 17명이며, 자원봉사 회원까지 포함하면 100명이 넘는다. 도서관학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독서캠프를 운영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지금은 ‘독서를 생활화하자’는 구호 아래 아파트에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 독서동아리 활동.(사진제공ㆍ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
초등학생 독서동아리 활동.(사진제공ㆍ사회적협동조합 도서관학교)

청소년 독서교육으로 창의력 발현

도서관학교는 청소년 대상 독서동아리ㆍ독서캠프 운영과 학부모 대상 세미나 개최 등을 하며 사교육시장에서 주로 하는 논술교육이 아닌, ‘책 읽는 방법’을 알린다.

문 국장은 “한국 사람들은 독서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독서교육의 개념은 잘 모르고 있다”며 “독서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 논술을 쓰는 방법론을 알려주지,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독서는 결과물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니, 독서교육이 소외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학교는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독서교육을 6단계(탐색-독서-정리-토론-쓰기-평가)로 진행한다. 첫 번째 탐색 단계에서 책을 읽기 전 책 표지와 제목을 보고 상상해보게 한다. 문 국장은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첫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 단계로 독서를 하면서는 모르는 어휘를 꼭 찾아보고, 읽고 나서 인상 깊은 구절을 나누며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독서교육은 5~8명 모둠으로 진행하는데, 의견을 서로 공유하다보면 본인이 보지 못했던 부분도 알 수 있다.

토론 단계에선 자유토론이 아닌 찬반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토론방법이기 때문이다. 찬반토론 결과는 승부가 아니라 통합이기에, 토론 후 의견을 종합하면서 마무리 짓는다.

쓰기 단계는 독후 활동으로서 표현하는 단계다. 독후활동을 단순히 결과물을 내기 위해 독후감으로 획일화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해도 되는데, 글ㆍ그림ㆍ 말 등 각자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특징이다. 마지막 평가 단계에선 활동 전반을 서로 평가하며 마무리한다.

문 국장은 이런 독서교육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창의력을 발견할 때가 가장 뿌듯하고 기쁘다고 했다.

그는 “요즘 너무 주입식 교육을 하는데, 독서교육을 해보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결국 아이들에게 창의력이 없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안주고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시키지 않은 것이다”라고 했다.

미추홀구 용현동 LH 3단지에 개관한 작은도서관.
미추홀구 용현동 LH 3단지에 개관한 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 활성화로 교육격차 해소

도서관학교는 초등학생 독서교육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초등학생들도 바쁘고, 학교에 들어가 독서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 일정과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2018년부터 닫혀있는 작은도서관을 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작은도서관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문 국장은 “500가구 이상 아파트에는 작은도서관을 만들게 돼있다. 작은도서관이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에 있으면 슬리퍼 신고 편하게 갈 수 있다”고 한 뒤, “그러나 인천에 현재 작은도서관이 70곳 있는데 잘 운영되지 않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도서관학교는 2018년에 아파트 작은도서관 활성화 계획을 세웠다. 5곳을 먼저 운영해보고, 이를 표본 삼아 다른 곳에도 운영될 수 있게 할 계획이었다.

올해 미추홀구 용현동 LH3 단지에 작은도서관을 열었다. 주민들이 기증한 책 200~300권을 포함해 1300권 정도를 갖췄다.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읽는 것뿐만 아닌, 청소년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개관만 해놓고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학교는 올해 4월부턴 작은도서관 5곳을 운영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운영자 교육도 진행했다. 교육을 받은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참여한 65세 이상 고령자다.

문 국장은 “코로나19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지 못했지만, 교육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의미가 있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코로나19로 모일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도서관학교 운영으로 독서를 생활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부의 편중이 사회문제이지만, 이로 인한 교육격차가 더 큰 문제”라며 “소외계층 아이들이 독서로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독서교육을 받고 성인이 될 즈음에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내년 목표는 작은도서관 10곳 개관으로, 이 곳들이 잘 운영되면 100개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곳곳에 닫혀있는 아파트 작은도서관을 열어 독서를 생활화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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