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물러나야 할 이유 한두 가지 아니다”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인권주일을 앞두고 천주교 사제‧수도자 1000명이 성명을 내고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역대 모든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정부의 성공이 곧 나라의 평안과 주권자들의 행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시대의 소명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

선언에 참여한 사제와 수도자들은 “국민의 엄중한 명령인 ‘검찰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빠진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을 주목하는 이유는 “검찰이 그동안 힘없는 사람들의 생존과 운명을 쥐락펴락하면서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는 눈감아 줌으로써 공정한 법집행의 최대 걸림돌이 돼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뒤 “그런데도 검찰개혁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비웃거나 아예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나서는 일들이 너무나 빈번해졌다. 그러다보니 검찰개혁을 공언했는데도 번번이 실패하고만 지 민주정부들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걱정스러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검찰권 독립수호 외치지만 검찰권 남용 역사 깨닫지 못해"

이들은 검찰이 검찰개혁 실패에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이들은 “검찰이 검찰권 독립 수호를 외치고 있지만 자신들이 저지른 검찰권 남용의 역사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뒤 “사건을 조작해 무고한 이를 간첩으로 내몰고, 멀쩡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인생을 망치게 만들었으며, 자기 욕망을 위해 약자들을 괴롭혔던 강자들의 죄를 가려주고 치워주는 범죄의 세탁부 또는 청소부가 됐던 검찰 역사를 누가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타했다. 

사제와 수도자 등은 기소권 독점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한 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분리를 강조했다.

이들은 “통제되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은 검찰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하다”며 “공익을 대변하기 위해 일생을 헌신한 대다수 검사들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검찰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검경 수사권 분리 등의 개혁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창했다.

"윤석열 총장이 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 스스로 사퇴해야" 

이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윤 총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명 초기 국민의 기대와 신망이 컸으나, 처와 장모를 둘러싼 가족의 허물이 심각하다고 했다.

이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무섭게 달려들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로 관대한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다”며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 사유에서 드러났듯이 검찰총장 본인이 하루빨리 물러나야 할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언론도 매섭게 비판했다. 이들은 “입만 열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사실을 왜곡, 과장해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공연히 불안을 부추기고 정부의 선의를 비트는 행실을 중단하하고, 진실을 격려하고 거짓을 꾸짖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며 “이른바 ‘검언유착’, ‘검언일체’의 지경에 이른 부끄러운 현실을 직면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사법부에 대해서는 “검찰에 의한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는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이 조직적으로 재판관을 압박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죄를 태연히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검찰총장이 재판관에 대한 사찰을 업무상의 관행이라 우기는데도 사법부가 묵묵부답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 특히 법조의 나아갈 길은 언제나 그래야 한다고 믿는 것인지 한 번 묻고 싶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들은 또한 ‘국민의 힘’을 향해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 2인을 감옥에 보내고 말았다”며 “이런 과오를 책임지고, 다시 집권해 나라를 이끌게 될 때를 위해서라도 검찰개혁에 일조해야 한다”고 협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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