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2월 수능...최저 응시 인원, 결시율 19.82% 최고치
난이도 비교적 쉬워...수능일 수험생 확진 병원 응시
방호복 무장 수험생 등장 눈길...최고령 73세, 부정행위 1건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인천지역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독 달라진 점이 많은 상황에서 교육당국과 학생·학부모·교사들은 긴장감을 보이며 수능을 치렀다.

인천 부평구 소재 부평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입실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교육청)
인천 부평구 소재 부평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입실하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교육청)

올해 인천 수능은 유독 눈에 띄는 점이 많다. 역대 최저 인원이 역대 가장 늦은 시기에 시험을 치렀다. 결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방역대책으로 가장 많은 시험관리 인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국내 모든 초·중·고교 학사일정이 미뤄지면서 기존 11월 19일에서 2주 연기된 12월 3일에 치러졌다. 2018학년도 수능이 포항지진으로 1주일 연기되면서 11월 23일 치러진 게 지금까지 가장 늦은 날짜였다. 이에 따라 모든 대입 일정도 연기됐다.

올해 수능은 지원자가 40만 명대로 내려앉으면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만5301명이 줄어든 49만3433명이 지원했다. 수능 지원자가 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4년 수능 제도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 응시 접수인원도 2만4589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난이도 평이, 코로나 상황 의식했나...최대 결시율 입시 관건

올해 수능은 예년보다 난이도가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학 가형이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다소 까다로워졌을 뿐, 나머지 영역은 좀 더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을 교육당국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으며,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학은 가형이 다소 까다로웠지만, 나형은 다소 쉬웠다는 분석이 많다. 영어도 지난해 수능 유형과 전반적으로 유사해 평이했다는 게 중론이다.

인천 수능 결시율도 과목 평균 19.82%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였다. 1교시 국어 시험부터 4459명이 시험을 빠져 결시율 18.13%를 나타냈다. 2교시 수학은 애초 응시인원이 적어 결시율은 18.11%로 다소 내려갔으나, 3교시 영어와 4교시 한국사·탐구 결시율은 각각 19%대를 기록했다. 5교시 제2외국어·한문은 결시율 24.98%까지 올랐다.

결시율 상승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는 수시 지원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응시자가 감소하면서 등급별 인원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진 3일, 시험장인 부평고등학교에 입실하는 학생들이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교육청)
인천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진 3일, 시험장인 부평고등학교에 입실하는 학생들이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사진제공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상황반 운영 방역 만전...최대인력 투입

전례 없는 상황에서 교육당국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수능을 대비했다. 인천시교육청은 11월 17일부터 수능 당일인 12월 3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운영했다. 이에 인천 내 모든 고등학교는 수능 일주일 전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으며, 기간 중 방역 조치를 완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수능 시험실 당 응시인원이 28명에서 24명 이내로 제한됐다. 그만큼 예년보다 많은 감독 인력이 필요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감독관·운영요원으로 참여하는 중등교원(정원 7470명) 비율을 지난해 59.2%에서 올해 73.4%로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1060명 늘어난 숫자다.

시험장도 55곳으로 지난해보다 6곳 늘었다. 비상시를 대비해 확보한 예비시험장과 병원시험장 37곳도 확보했다. 전체 시험실은 코로나19 유증상자와 확진자를 위해 300개 신설했다.

응원금지, 방호복 수험생까지 등장...부정행위 1건, 최고령 73세

매년 눈길을 끌었던 수능 응원전도 사라져 시험장 앞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교통관리를 하는 경찰들도 마스크와 페이스실드를 착용한 채 철저히 방역을 준수했다.

인천 부평고등학교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으로 무장한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입실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험생은 덤덤하게 입장했지만, 취재진과 주위 수험생들은 다소 놀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시험장인 부평고등학교에 전신을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입실하는 수험생.
시험장인 부평고등학교에 전신을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입실하는 수험생.

수험생이 수능 당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 소재 고등학교 3학년 A(18, 인천 1475번)군은 지난달 30일부터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 2일 연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검사를 받았고, 3일 오전 0시 양성판정을 받았다.

A군이 이송된 인천의료원에는 확진 수험생을 위한 임시 시험장이 마련돼 A군은 수능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A군은 2일 예비소집 때 담임교사와 같은 반 학생 일부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군 담임은 수능시험 감독관에서 배제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같은 반 학생들은 수능을 치른 뒤 검체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올해 인천에서 수능 부정행위는 1건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수능 시험이 치러진 3일 확인된 부정행위는 금지물품 소지로 총 1건이다.

A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던 한 수험생은 4교시 한국사·탐구 시간 이후 쉬는 시간에 휴대폰을 꺼내다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이들 응시자의 올해 수능 성적은 무효 처리된다. 하지만 사안이 가벼워 내년 수능에는 응시할 수 있다.

아울러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 수능 응시생 중 최고령자는 만 73세(1947년생) 여성이다. 최연소자는 만 13세(2007년생) 여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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