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서검도 선박 하루 세편 운항...버스도 못 실어
지방세수 확충·공무원 포상금 관련 꼼수 가능성 커
강화군, 실제 운영여부 몰라...“법률상 문제 없다”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세수 확보를 위해 인천시가 추진하는 리스·렌트 자동차 등록 유치 사업이 꼼수로 운영되는 정황이 나타났다. 연결된 다리도 없는 강화군 서검도에 등록된 대형 렌트카업체 차고지만 두 곳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에 있는 서검도는 강화도 서쪽에 있다. 면적 1.44㎢에 43가구 77명이 사는 작은 섬이다. 강화군 석모도 하리 선착장에서 하루 세 편 뜨는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다. 과거에는 바다를 간척한 넓은 염전이 있기도 했다.

강화군 서검도를 오가는 강화페리호,(사진제공 삼보해운)
강화군 서검도를 오가는 강화페리호,(사진제공 삼보해운)

강화군에 따르면 서검도에는 유명 렌트카 업체 차고지가 두 곳이나 등록돼 있다. 임대료 절감이 목적이라 해도, 접근성이 열악한 외딴 섬에 차고지를 두다니 상식적으로 의아한 상황이다.

또한 삼보해운이 운영하며 서검도를 오가는 강화페리호는 69t급이며 승객정원 54명 정도다. 최대 승용차 12대 중형차 9대 적재할 수 있다. 버스 한 대도 제대로 싣지 못하는 작은 선박이다.

게다가 A업체 차고지(강화군 삼산면 서검리 87-27)와 B업체 차고지(서검리 87-20)는 등기부등본상 지목이 모두 염전으로 돼있다.

두 업체 모두 본사는 서울시에 등록돼 있고, 인천을 비롯한 국내 각지에 영업소를 둔 대형 회사다. A업체 인천 영업소는 남동구에 있으며, 올해 11월 기준 등록된 차량은 모두 2131대이다. 인천에 보유한 차고지는 3곳이다.

B업체 인천 영업소는 두 곳으로 계양구와 미추홀구에 있다. 올해 11월 기준 계양구 영업소에 등록된 차량만 12만4540대에 달한다. 미추홀구 영업소 차량은 452대이다. 인천 내 차고지는 총 47곳이다.

차고지 사용은 강화군이 인정해줬다. 업체들이 서울시에 차고지 대상지를 제출하면, 서울시는 강화군에 시설확인을 요청했다. 강화군은 해당 차고지가 섬에 있지만, 활용에 문제가 없다고 답한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는 업체에 서검도 차고지 등록을 승인해줬다.

강화군 경제교통과 관계자는 “차고지가 실제로 운영되는지 모른다. 주차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용 가능하다고 답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염전을 사용하는 것은 농지법과 산림법에 저촉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화군 답변대로라면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도 차고지 등록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도 강화군에 시설확인 요청만 했을 뿐, 차고지 위치나 실제 운영 현황은 모른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비상식적인 곳에 차고지를 둔 것은 인천시가 지방세를 확보하기 위해 리스·렌트 사업 자동차등록을 유치하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시는 2012년 ‘세수확충을 위한 자동차 등록유치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인천시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자동차 리스·렌트 기업 유치 업무를 담당하는 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조례에 따라 리스·렌트 기업을 유치한 공무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급액은 자동차세 징수액 가운데 300억 원 초과분의 0.2%다. 담당 공무원은 연간 최대 12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등록 유치 경쟁이 과열돼 유령 차고지 등록이 남발됐을 가능성도 있다. 조례에 따르면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장려금은 즉시 환수해야한다.

한 렌트카 업계 관계자는 “인천시가 지방세 확보에 눈이 어두워 차고지 꼼수 운영을 방관·조장하고 있다. 게다가 대형 렌트카 업체에만 이런 특혜를 주고 있다”며 “이는 많은 지자체가 주차난 때문에 검토하고 있는 차고지 증명제 정책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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