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2공장 미래발전전망 확정된 내용 없어
부평공장 반대율 높아…기본급 동결도 영향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지엠 노사의 2020년 임금ㆍ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는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2020년 임단협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45.1%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고 2일 밝혔다.

전체 조합원 7775명 중 7364명(94.7%)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중 3322명(45.1%)이 찬성했고, 3965명(53.8%)이 반대했다. 85명(1.1%)은 무효 처리됐다.

소속 공장과 지회별 투표 결과를 보면, 부평공장에서 찬성률이 낮았다. 부평공장 4429명 중 1701명(38.4%)만 찬성했고, 나머지 2658명(60%)은 반대표를 던졌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노사 잠정합의안에 2022년 이후 신차 배정 계획이 잡히지 않은 부평2공장의 미래발전전망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는 게 요인으로 풀이된다. 사측이 부평2공장 미래발전전망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 조합원 사이에 구조조정 우려가 컸으며, 이는 노사 단체교섭에서 쟁점 사항 중 하나였다.

부평물류센터 폐쇄 등을 우려한 정비부품지회에서도 찬성률 40.7%로 찬성표가 적게 나왔다. 찬성률이 50%를 넘긴 곳은 창원공장(58.0%)과 사무지회(57.5%)다.

임금이 2년간 동결됐는데, 이번에도 기본급을 동결하자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과 코로나 위기 극복 특별격려금 등 성과급 400만 원 지급이 담겼다.

잠정합의안에는 이밖에 ▲부평2공장 생산 차종의 생산 일정 연장 ▲내년부터 부평2공장을 포함한 공장별 미래발전전망을 논의하는 노사공동위원회 매달 가동 ▲비정규직 문제 협의 틀 구축 등도 담겼다.

잠정합의안 투표에 앞서 김성갑 지부장은 “4개월의 긴 여정 끝에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 잠정합의안이지만, 현실적인 한계와 현장의 누적된 피로 등을 감안했을 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는데, 이 호소가 조합원들에게 먹히지 않은 셈이 됐다.

노조는 2일 교섭 대표단 회의와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부분파업 재개 등 향후 투쟁과 재교섭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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