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ㆍ드로잉ㆍ글 등 신작 20여점 전시
12월 3~17일, 인천 중구 갤러리 ‘부연’
인천투데이=이승희 기자 | 웃기지도 않은 ‘작품’들을 본다. 아무렇게나 찍찍 그리거나 대충 그어댄 글씨로 이뤄진, 뒤죽박죽으로 보이는 엄청난 양의 어떤 흔적 같은 조각들은 우스운데 웃기지는 않다.
무슨 말이냐고 묻는다면 백인태가 창조해낸 세계인 ‘고라니’ 속 작품들을 보라. 스스로 “변두리의 작가”라고 칭하면서 “어제도 오늘도 아트에 허탕 치다가” 마침내 뱉어내는 자조 섞인 한 마디, “나도 알아 엉터리인 거.” 늘 이런 식이다.
진지하게 ‘나는 예술에 대한 신앙과 실력이 부족합니다.’라고 의뭉스럽게 써 갈겨놓고는 이내 “비웃고 무시하는 자네는 잘나서 참 좋겠네.”라는 말로 세상에 송곳니를 드러내는 듯 제법 시니컬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꼭, 일등 해서 부모님 호강시켜 드릴 거야 기대 환영”과 같은 언사에 이르면 헉 하는 헛웃음이 난다.
헛웃음은 ‘아직은 무명인’ 청년예술가라는 그의 현재 상황에 대한 공감과 그런 그의 상황을 스스로 너무 솔직하게 드러낸 나머지 비어 있는 뒤통수를 때리듯 역설적인 통쾌함이 뒤섞인 심리반응이다. 그의 ‘고라니’ 속 작품 혹은 조각들이 우습지만 웃기지는 않은 이유다. (박석태 미술비평가 글 중에서)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인태 작가가 12월 3일부터 17일까지 인천 중구 개항로 106번길 8에 위치한 갤러리 ‘부연(婦椽)’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천문화재단 인천형 예술인 지원사업 공모에서 인천 예술인 생애주기 맞춤형 지원 중진 예술가로 선정된 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발표하지 않은 회화ㆍ드로잉ㆍ글 등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또한 10년간의 작업물을 모은 작품집 ‘고라니1’에 이어 ‘고라니2’와 부유하듯 떠다니는 이미지를 담은 작품집 ‘먼지’를 동시에 출간한다.
전시기간 중 화~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장 입장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QR 체크, 발열 체크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