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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㊲ (사)우리동네 희망마을

뫼골문화회관 운영하며 다양한 마을사업 진행
코로나19 위기에도 마을공동체 유지에 안간힘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노인들이 모여 풍물놀이를 하고, 청장년들이 모여 족구를 하는 모습은 요즘 드물다. 이런 풍경과 함께 ‘마을’이 품고 있는 공동체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사)우리동네 희망마을(대표 이용우, 이하 희망마을)이다.

이용우 ‘우리동네 희망마을’ 대표.
이용우 ‘우리동네 희망마을’ 대표.

희망마을은 주민 문화공간인 뫼골문화회관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마을사업을 벌이고 있다. 뫼골문화회관은 청천동ㆍ산곡동 마을공동체 강화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2013년 개관과 동시에 희망마을이 운영하고 있다.

이용우 대표는 “청천동과 산곡동은 1980년대부터 지역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곳이자 마을공동체 운동이 오랫동안 진행된 지역”이라며 “2001년부터 희망마을의 모태인 ‘동네야 놀자’를 구성해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마을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여럿이 함께하는 동네야 놀자’는 2001년 마을 단오제를 시작으로 세시풍속 나눔, 동네장학회 운영, 독거노인 반찬배달봉사, 주민모임 등을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그 이후 뫼골문화회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3년 9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올해 11월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동네 사람들이 풍물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우리동네 희망마을)
동네 사람들이 풍물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우리동네 희망마을)

동네 사랑방인 뫼골문화회관

뫼골문화회관은 1층 카페 ‘쉼표’와 2층 작은도서관 등으로 구성됐다. ‘쉼표’는 주로 동네 노인들이 이용한다. 넓은 공간과 저렴한 음료 가격으로 인기가 많다. ‘쉼표’에선 건강ㆍ통일 등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강좌와 바리스타 교실도 운영했다.

황지영 카페매니저는 “요즘 날씨가 쌀쌀해서 어르신들이 지나가다 카페에 잠깐 들러 햇빛을 쐬다가기도 하고, 주민끼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며 “음료를 시키지 않으신 분들께 보리차를 드리기도 한다. 공간도 넓어 타인의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회관 2층 문화공간은 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책 1300여 권이 비치돼있는 작은도서관 ‘아름인 도서관’도 있다. 주로 지역 아동ㆍ청소년이 방과 후에 책을 읽고 소규모로 모임을 운영하기도 한다.

아울러 희망마을은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글교실ㆍ우쿠렐레교실ㆍ기타교실ㆍ웃음치료교실ㆍ우리가락교실ㆍ노래교실ㆍ댄스교실 등이 운영돼왔다. 아동ㆍ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 해 주민사업이 끝나면 책으로 기록한다. 한 해 동안 한 활동들을 휘발하는 것이 아니라, 잘 기록해 마을공동체 역사를 남기자는 취지다.

청소년 봉사단 ‘마을누리’가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우리동네 희망마을)
청소년 봉사단 ‘마을누리’가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우리동네 희망마을)

희망마을은 2013년부터 중학생 봉사단 ‘마을누리’, 인천외국어고등학교 봉사단 ‘희망을 전하는 아이들’ 등, 중ㆍ고등학생 자원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 해의 봉사활동을 주도적으로 계획해 월 1회 마을봉사를 진행한다. 간식을 만들어 경로당 노인들께 드리고, 연탄 나눔 등을 했다. 또, 광주 역사 탐방, 일본대사관 수요시위 참가 등, 역사 현장을 찾기도 했다.

희망마을은 지역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뫼골문화회관 청소년 오픈 하우스 데이’와 청소년들의 꿈을 얘기하고 나눌 수 있는 ‘개꿈 프로젝트’를 운영해왔다. 개꿈의 ‘개’는 한자 열 개(開)로 청소년의 꿈을 열어간다는 의미이다.

이 대표는 “청소년들이 지역을 이해하고 세대 간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봉사단 운영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며 “특히 청소년 마을봉사단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이 직접 다양한 활동을 계획해 실행하는 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동네 희망마을’은 주민 마을사업이 끝나면 책으로 기록한다.
‘우리동네 희망마을’은 주민 마을사업이 끝나면 책으로 기록한다.

많은 위기 속에도 마을공동체 유지 노력

청천동과 산곡동은 2017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주민들이 대부분 떠나고, 거의 모든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희망마을은 2018년과 2019년에 마을단오제를 진행했고 매해 10월 바자회를 여는 등, 남아있는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대면으로 이뤄지던 주민 문화프로그램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도 줄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쉼터 역할과 마을공동체 활동, 역사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40여 년간 계속해온 마을공동체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한 뒤 “아울러 새로운 이주민들과 관계를 형성해 새로운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 목표는 재개발과 코로나19로부터 일단 살아남는 것”이라며 “앞으로 3년 동안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건설노동자가 우리 공간을 많이 이용할 텐데 이들의 관계 형성을 도우면서 재개발 후 들어선 아파트촌에서 진행할 새로운 마을공동체 활동을 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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