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창 강제징용노동자들의 투쟁ㆍ사랑 이야기
작은 규모 극장에서도 공연할 수 있게 재창작
11월 8~10일, 유튜브 채널서 공연 영상 방송

인천투데이=이승희 기자 | 최근 시민들에게 일부 개방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가 들어서기 전,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의 무기를 만들던 일본육군 조병창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언노운(Unknown)’이 지난해 초연 이후 1년 만에 무대에 다시 올랐다. ‘언노운(Unknown)’은 알려지지 않은 조병창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번 작품은 보다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도 공연할 수 있게 재창작됐으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응해 최근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 공연한 것을 촬영해 온라인 영상으로 보여준다. 11월 8일과 9일 오후 4시, 10일 오후 8시부터 유튜브 채널 ‘학산소극장’이나 ‘인투티비’에서 볼 수 있다.

뮤지컬 ‘언노운’은 조병창에 강제 징용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신대(일본군 위안부)를 보낸다고 날마다 동네에 와서 처녀들 이름을 적어갔어요. 직장에 다니면 데리고 가지 않는다고 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조병창 의무과에서 일하게 됐어요. 조병창 공장에 가보니깐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한 아이들도 있었는데, 어느 날은 어떤 아이가 옷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팔 하나가 떨어져서 온 적이 있었어요. 끔찍한 기억이에요. 그렇게 다치는 사람이 많았어요.”(15세에 조병창 의무실에서 근무했던 지영례 할머니 증언 중)

뮤지컬 ‘언노운’은 일제강점기에 인천이 겪은 역사적 아픔을 보여준다. 아울러 화려하고 강렬한 음악으로 독립군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표현하는가 하면, 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악으로 조병창에서 피어난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 이야기를 보여준다.

“내게 어울리는 두 글자를 찾고 싶어요. 함께 찾아요. 나의 이름.”
“함께 찾아줄게요. 당신의 새로운 이름. 세상의 수많은 단어 속에 담긴 더 많은 의미, 당신에게 맞는 두 글자를 찾아줄게요. 함께 찾아요. 그 이름.”(‘나의 이름’ 중)

뮤지컬 ‘언노운’을 연출한 김정렬ㆍ이화정 씨는 “조선 사람 모두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었을 일제강점기, 유명한 영웅들의 이야기 말고 무명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여성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싶었다”며 “조병창 강제 징용 노동자들 속에도 여성은 있었고,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 속에도 여성은 있었다. 조병창 여성노동자 ‘필남’을 통해 이 시대 여성의 삶과 꿈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려운 시대에도 사랑은 있었고 지난한 삶은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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