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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㉟ 뚝딱장난감

수리 실력 ‘자부’…매달 400여 개 무료로 수리
장난감 기부문화 장려해 환경보존 가치 지켜
“아이들 추억 유지하며 감사인사 들을 때 보람”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장난감. 듣기만 해도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단어다. 그 시절 아끼던 장난감이 망가져도 버리지 못했다. 그만큼 장난감은 많은 추억을 담고 있다. 그런 장난감이 망가지면 고쳐주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사회적기업 뚝딱장난감(대표 강영삼)이다.

뚝딱장난감 연구원들.
뚝딱장난감 연구원들.

2015년에 설립된 뚝딱장난감은 올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아이들과 부모를 위해 고장 난 장난감을 무상으로 수리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서 8명이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대다수는 과학고나 항공고 등에서 정년퇴임한 교사 출신이다.

하국환 사무국장은 “학교에서 가르친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퇴임 후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다 모여 손자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보며 ‘뚝딱장난감 수리연구소’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고 했다.

연구원들의 연령은 대부분 60세 이상이며, 전기ㆍ전자ㆍ행정 분야로 나눠 일하고 있다.

뚝딱장난감 연구원이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뚝딱장난감 연구원이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한 달 평균 400여 개 무료 수리…국내 각지서 수리 요청 쇄도

뚝딱장난감이 수리를 요청받는 장난감 수는 하루 평균 20개 정도다. 거의 대부분 수리를 요청한 날 바로 고쳐 그날 배송한다. 난이도에 따라 수리하는 시간이 다르게 걸리는데 평균 1시간 정도 걸린다. 수리율은 대략 95%이다. 수리가 불가능한 장난감도 있는데, 연구원들의 기술력이 부족해 못 고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부품을 제조업체에서 공급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 국장은 “우리 연구원들은 장난감 수리 선수권 대회가 있다면 나가 1등할 것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실력이 좋다”고 했다.

실력이 좋은 데다 무료로 수리해준다니 국내 각지에 소문이 났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경상남도 함양군, 전라북도 군산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리 요청이 쇄도한다. 한 달에 평균 400여 개를 무료로 고쳐준다. 그동안 연구원들 손길이 닿아 살아난 장난감 수가 3만 여개나 된다.

뚝딱장난감은 처음 시작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장난감 무료 수리 봉사만 하다가 그 이후로는 수익 창출을 위해 장난감을 판매하기도 한다. 평생 무상 수리를 보증하는 장난감도 판다. 또, 개인에게는 수리비를 받지 않지만, 공공 아동 장난감 대여점인 ‘도담도담 장난감 월드’와 자체 수리시설이 없는 장난감 수입업체들한테는 수리비를 받고 고쳐준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경기도 김포시와 의왕시에 가서 주민들을 위한 장난감 수리 행사를 하고 있다. 장난감 출장 수리는 그 자리에서 수리를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실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 국장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수리 물량이 적어 사비로 부품 등을 구입해 무료로 수리해줬다”며 “시간이 흘러 국내 각지에서 수리 요청이 들어오자 수익 창출이 필요해져 정부기관이나 회사들에 수리비를 어느 정도 받고 고쳐주고 있다.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뚝딱장난감이 오래 지속돼 이런 사회 공헌의 취지를 계속 실현하길 바라며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어떤 사람들은 장난감을 수리해줘 고맙다며 정성스러운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장난감을 수리해줘 고맙다며 정성스러운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오기도 한다.

“아이들 추억 유지하며 감사 인사 들을 때 보람”

연구원들은 망가진 장난감을 수리해 넘겨주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정성스러운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오기도 한다.

‘뚝딱장난감 수리연구소’ 온라인 카페(https://cafe.naver.com/toymend) 회원은 2만7800여 명이며, 감사 인사를 전한 글들이 게시판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추억을 지킬 수 있게 장난감을 고쳐줘 고맙다’는 인사가 많다.

중ㆍ고등학교에서 40년 가까이 재직했다는 이재원(65) 연구원은 “원래 친하게 지낸 선배들이 소개해줘 이 곳에서 일하게 됐다”며 “주로 인터넷 카페를 관리하는데, 사람들이 고쳐준 장난감을 받은 후 잘 가지고 노는 사진을 보내고 감사 댓글을 달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 국장은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다. 그게 고장 났을 때 아이들의 실망은 너무나도 크다”며 “그런 장난감을 고쳐주면서 아이들의 추억을 지켜주려 한다”고 말했다.

뚝딱장난감은 아이가 자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기부 받아 지역아동센터 등 더 필요한 곳에 전달하기도 한다. 새 장난감을 사는 것보다 쓰던 장난감을 나누는 문화를 전파하면서 환경도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하 국장은 “버린 장난감을 수리해 재사용하게 함으로써 사회적으로는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경제적으로는 부모들의 보육비를 절감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들이 가끔 실수할 때도 있다. 잘 고친 장난감 택배를 잘못 보내기도 하고, 배송되면서 부서지기도 한다. 이때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 악성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하 국장은 “택배가 잘못 가면 바꿔서 다시 보내고, 그런 ‘악플’은 웃어넘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망가진 장난감들이 사무실 한쪽에 쌓여있다.
망가진 장난감들이 사무실 한쪽에 쌓여있다.

악성댓글도 웃어넘기는 연구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는 게 어렵다고 했다. 장난감 대여점 등이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하자 매출이 떨어졌다. 또, 나라장터 등에 장난감 입찰 공고도 나오지 않는다.

뚝딱장난감 연구원들은 지금 실현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고 했다. 그래서 올해 목표한 매출액을 달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 국장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데 소소하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주고 있다”며 “돈 벌기보다는 유지해나갈 수 있게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목적은 애들을 잘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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