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억개 수준 코로나 이후 폭풍성장... 공공물류정책 서둘러야
인천국제공항과 인천신항 배후단지 ‘자유무역지대’ 추가 지정 시급
비대면 시장 성장에 따른 노동조건 개선과 기후변화위기 대응 절실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항공과 해운은 물론 택배 등 도시생활물류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여기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국내외 물량이 급증하면서 물류수요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외 전자상거래 시장 가파르게 성장하며 물류수요 폭증

택배 노동자들은 본 업무에 앞서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위).비대면 시장이 커짐에 따라 택배 물량도 급증했다(아래). (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택배 노동자들은 본 업무에 앞서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공짜노동을 하고 있다(위).비대면 시장이 커짐에 따라 택배 물량도 급증했다(아래). (제공 민주노총 인천본부)  

국내 2019년도 전자상거래 해외 직구(직접 구매)와 역직구(직접 판매) 물량은 2018년 대비 각각 33%와 37% 성장했다.

한국의 직구 수입물량은 2018년 3235만5000여건ㆍ5만9965톤ㆍ27억7500만 달러에서 2019년도 4298만8000여건ㆍ6만8496톤ㆍ31만43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건수 기준 33%, 금액 기준 13% 증가했다.

역직구 수출물량은 2018년도 961만5000여건ㆍ32억2700만 달러에서 2019년도 1319만8000여건ㆍ56억3490만 달러로, 건수는 37% 금액은 74% 늘었다.

2019년도 증가세는 2017년도 대비 2018년도 증가세를 뛰어 넘는데, 2020년 증가세 또한 코로나19로 2019년 증가세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실제로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으로 반입된 해외직구 물품만 1837만8000여 건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7.7% 증가했다. 주요 품목은 1위 건강기능식품, 2위 화장품, 3위 커피ㆍ차, 4위 의약품 등이다.

해외물류만 성장한 게 아니다. 택배물량 또한 급증했다. 2019년 기준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53.8회,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99.3회로 집계됐는데, 올해 상반기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기준 국내 택배물량은 약 25억 개로 추산된다. 국내 물류업계는 2022~2023년 무렵 50억 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 내 물량 급증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세계 물류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하대 정석물류통상연구원이 올해 3분기 국내 종합일간지 11개, 경제지 8개에서 국제무역과 국제물류를 키워드로 하는 기사 107건을 분석한 결과에서 핵심키워드는 코로나19, 글로벌, 전자상거래, 묵미무역협정, WTO, 중국 등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배후단지 ‘자유무역지대’ 추가 시급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의 컨테이너 야적장. 야적장 뒤편이 신항 배후단지(약 80만평) 예정지다.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의 컨테이너 야적장. 야적장 뒤편이 신항 배후단지(약 80만평) 예정지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소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등 관계기관 역시 분주하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인천공항 배후 2ㆍ3단계 물류단지에 약 11만㎡ 규모의 글로벌배송센터(GDC)를 구축하고 있다. GDC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품을 제3국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중계 물류터미널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스카이로지스사모부동산투자회사(이하 스카이로지스)와 영종국제도시 내 스카이로지스 항공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중구 운북동 779-1번지 일원 6만2217㎡에 항공 물류와 직구ㆍ역직구에 따른 물류 처리, 보세(관세 부과 보류)를 위한 물류단지를 2021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있어도 인천공항 배후단지는 현재 포화상태라 추가 물류단지 개발이 시급하다. 아울러 자유무역지대 추가 지정이 중요하다.

2005년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된 1단계 물류단지(99만 2000㎡)와 2013년에 개발한 2단계 물류단지(93만㎡)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3단계 물류단지 내 자유무역지대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

인천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배후단지이자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9공구에 해당하는 아암물류2단지에 인천공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전자상거래 대비 국제물류센터(GDC, 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암물류2단지 전자상거래 특화구역(25만㎡)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라 인천항의 지리적 이점, 인천공항과 ‘해운ㆍ항공’ 연계 물류, 대 중국 카페리 서비스 등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인천항을 전자상거래 특화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정한 곳으로, 공사는 여기다 GDC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천본부세관 역시 2023년 말까지 아암물류2단지에 1만6500여㎡ 규모의 해상특송센터를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인천항 역시 자유무역지대가 없어 아쉬움이 크다. 인천항은 향후 신항과 남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 인청항은 내항만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아암물류1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신항 배후단지는 자유무역지역이 아니다.

인천항의 자유무역지역 지정 면적은 196만㎡로, 부산항(1220만㎡)은 물론 인천항과 규모가 비슷한 광양항(905만㎡)과 비교해도 4분의1 수준 밖에 안 된다.

자유무역지대 추가 지정과 더불어 인천항과 공항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공항 배후단지는 한류 상품을 전시ㆍ보관ㆍ배송할 수 있는 물류단지 기능 역할을 하게하고, 항만배후단지는 공항 배후단지에서 구매가 확정된 물품을 대량으로 보낼 수 있게 해야 한다.

도시생활물류시설 제도ㆍ노동존중ㆍ기후위기 대응 과제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1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가 1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급성장에 따라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도심 내 생활물류시설 부족과 소형경유 화물차량 도심 진입 증가로 인해 환경문제와 교통혼잡 등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부각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높은 지가와 입지 규제 등으로 신규 공급이 정체된 도시 물류시설 확충을 위해 공공기관 등이 보유‧관리 중인 유휴 부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지난 6월 국토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한국도로공사, LH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 ㈜SR, 서울교통공사, 통합물류협회 등 지자체‧공공기관‧물류업계 등이 참여하는 ‘생활물류 협의체’를 구성했다.

국토부를 협의체 운영을 통해 이들 공공기관이 관리 중인 수도권 내 유휴부지에 대한 현황조사를 거쳐 도시철도 차량기지(10개소)와 지하역사(4개소), 광역‧일반철도 역 유휴지(10개소)와 철도교 하부(1개소), 고속도로 고가교 하부(3개소)와 폐도로부지(1개소) 총 29개소, 12만5000㎡ 규모의 장기 미사용 부지를 발굴했고 이중 사용가능한 곳을 물류단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택배 물량이 현재 연간 25억개에서 50억개로 증가한다고 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택배 물류구간은 서브터미널의 부족이다. 광역 허브터미널에서 마지막 배송을 이어주는 서브터미널이 수도권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

아울러 ‘라스트 딜리버리(last delivery, 화주 마지막 배송구간)’ 구간에서 도심 내 경유차량 진입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하므로, 전기화물차를 지원하거나 권역별 공동주택 물류의 경우 서브터미널보다 낮은 단계의 터미널을 조성해 전기 이륜차 등으로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도시지역은 물류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어려운 만큼 향후 2~3기 신도시 사업계획에 생활물류시설 공급을 의무조항으로 마련하고, 택배수요 밀집 건물·주거단지 내 생활물류 공동구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생활물류 시설 공간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물류시설 근거와 더불어 물류산업 종사자, 특히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가 시급하다. 올해만 벌써 택배노동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배송이 밀려 잠도 제대로 못자로 새벽일을 나가야 했던 30대 택배노동자가 “내일은 더 늦을 거야”라는 문자는 유언이 되고 말았다. 노동조건 개선과 더불어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보장을 위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마련 등이 요구된다.

끝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속가능한발전에 대한 인식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19 장기화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 증가에 따른 또 다른 사회적 문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재사용과 재활용을 위한 소재 개발과 분해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제성을 확보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분해가능 한 재질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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