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운 법률사무소 국민생각 변호사

한필운 법률사무소 국민생각 변호사
한필운 법률사무소 국민생각 변호사

인천투데이ㅣ청년(靑年). 독자 여러분은 ‘청년’에게서 어떠한 이미지를 떠올리는지 궁금하다. 나는 ‘청년’에게서 외로움과 고단함, 그리고 차별을 본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각계에서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사전적으로는 ‘신체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으로 설명되고, 올해 2월에 제정된 ‘청년기본법’에선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지금 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온갖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 애쓰고 있고, 갖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위기에서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게임의 규칙을 직접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에서 항상 불리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나는 두 가지 청년단체에 속해 있다. 나이로는 중년이라 할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청년’에 부합하기에 ‘개업 15년차 이하’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청년변호사회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고, 인천 청년 문화예술단체인 ‘디쌀롱’에서 대표직을 맡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리 사회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은 아마도 밑천이 전혀 없어 버틸 힘이 없는 청년일 것이다.

구체적인 통계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자본을 모두 투하했거나 대출까지 떠안고 개업한 청년 영세사업자들이 하나 둘 영업장을 내놓고 떠나고 있고, 가뜩이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던 청년노동자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그마저도 인상될 수 없는 상황에서 심지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되곤 한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지원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년 문화예술인들은 공연이 모두 취소되고 설자리가 없어 수입 제로(0)가 된 지 오래됐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8일 청년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인천 코로나19 문화예술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발제자로 나선 문혜진 ‘아이리아(아동 공연기획사)’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극단적인 어려움에 빠졌다고 호소했다.

조민경 연수구의회 의원은 인천시의 청년 관련 예산이 삭감된 현실을 지적하며 ‘청년이 목소리를 내야 예산이 지원되고 다양한 정책이 수립될 텐데, 청년의 목소리가 너무 없어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변호사업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변호사 3만 명 시대에 이르러 청년변호사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게 되면서 변호사의 사명을 다하기도 전에 생업전선에서 허덕이는 일이 잦아졌다. 기존 법률시장의 차별 속에 저임금 노동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이에 개업 15년차 이하 청년변호사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을 위한 한국청년변호사회가 지난 22일 출범했다. 창립총회에서 홍성훈 공동대표는 ‘생업전선에서 허덕이는 청년변호사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본 회 창립이 청년변호사의 목소리가 변호사회 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청년세대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며 행복하게 회상할 아름다운 과거가 있지 않고, ‘돈 워리 비 해피’라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 있지도 않다. ‘88만 원 세대’, ‘N포 세대’로 불리며 IMF 이전 세대는 듣도 보도 못한 ‘비정규직’이 일반화된 세상에서 저임금 노동으로 이 사회를 부양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다. 아프니까 큰 소리로 목소리를 내야한다. 청년들의 목소리와 연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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