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ㅣ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들의 생존권은 이제 개인의 능력과 성실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할 사회적 문제가 됐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가 또 살펴봐야하는 계층이 있다. 바로 청년들이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에도 청년 취업문제는 사회적 과제였다. 한국의 청년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32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0.9%로 지난해 4월보다 2.0% 하락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취업자 수 감소폭도 24만5000명으로 가장 컸으며, 이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6.6%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최근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560개사를 조사한 ‘올해 상반기 채용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채용 전형을 시작하지도 못한 기업이 55.9%에 달했고, 상반기에 계획한 규모를 모두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은 21.4%에 그쳤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어버렸다. 이는 청년들이 열정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청년들의 창업ㆍ취업 기반을 구축해줘야 한다. 인천시 청년실업률은 2019년도에 9.0%로 전국평균 8.9%보다 높고 서울시 8.8%, 경기도 8.7% 보다 높다.

반면, 인천의 청년 창업 지원시설은 23개소로 다른 시ㆍ도에 비해 부족하다. 같은 수도권인 서울은 54개, 경기는 130개이다. 인천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부산은 35개이다.

이처럼 인천의 인프라 부족은 지역의 우수 인재가 서울과 경기 등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아울러 인천에는 창업 관련 컨트롤타워가 없어 창업 지원시설 간 연계ㆍ협력 기능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천시는 2017년에 국토교통부의 창업지원주택(창업지원시설+주거) 공모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사업비 570억 원(국비 220억, 시비 350억 )을 투입해 미추홀구 용현동에 창업마을드림촌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시는 청년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공간을 조성하는 한편, 인천 창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인천형 창업 허브 시설’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익사업이 SK아파트 일부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1년 넘게 멈춰서있다.

올해 4월 총선에서 모 후보가 시설 이전을 공약화하면서 정치쟁점화됐고, 이에 동조하는 일부 주민이 비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드림촌 조성 시 아파트 시세 하락과 드림촌에 입주한 청년들의 성범죄 등을 우려해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젊은 층이 유입되면 그 지역에 활기가 돌고 지역경제도 살기 마련이다.

청년행복주택 입주로 주변 아파트 시세가 상승했다는 언론 보도 사례도 있다. SK아파트 바로 앞에는 인하대학교가 있다.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 2만 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드림촌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대로라면 대학교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늘 성범죄에 노출돼있는 것이다. 대다수 상식적인 시민들은 청년이 많아 우리 아이가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하대 영향으로 SK아파트 주민들은 경제적ㆍ사회적 이익을 보고 있다. 만일 인하대가 없었다면 수인선 인하대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역세권이라는 경제적 이익도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SK아파트 주민들은 인하대의 훌륭한 각종 시설과 교육ㆍ문화적 인프라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여건이 아파트 시세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드림촌에 입주할 청년들은 일정한 기준과 요건을 갖춰야한다. 심사로 우수한 청년창업인을 선발한다. 아마도 인하대 학생들과 용현동 거주 청년들이 가장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창업마을드림촌은 겨우 200명의 청년들이 입주하는 시설이다.

내 자녀가 이곳에 입주를 희망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럴 때도 성범죄를 일으킬까 걱정하고, 아파트 값 떨어뜨리는 혐오시설로 몰아갈 것인가. 도대체 터무니없는 반대주장만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은 정작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는지 궁금하다. 주민들을 도외시하는 또 다른 정치적 계산이 없기를 바란다.

인천시도 그동안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면 지금이라도 일일이 찾아가 오해를 풀고 설득해야한다. 아울러 드림촌이 청년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주민친화적 공간이 되는 방안도 모색해야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모두 청년시절에 창업해 성공했다. 세계 경제 혁신의 아이콘인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스탠퍼드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용현동 창업마을드림촌은 인하대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결합해 국내 최고의 창업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이 희망을 잃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다. SK아파트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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