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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㉝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직원들이 주인인 평생직장 만들기 위해 노력”
“무료반찬 지원 노인 1000명으로 늘리고 싶어”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ㅣ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노인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혼자 살아 식사를 제 때 챙기기 힘든 이들에게 반찬도시락을 배달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대표 김영복, 이하 효도시락)이다.

효도시락은 2009년에 ‘효와행복도시락센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이듬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김영복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대표.
김영복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대표.

2016년에 효도시락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경력 10년 이상된 조리사 10명이 만든 도시락과 반찬을 공급하고, 공공기관 급식 납품도 하고 있다. 특히 법인명에 ‘효’가 들어있듯이 독거노인 400명에게 매주 반찬도시락을 무료로 배달하고 있다.

김영복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정년퇴직하고 인생2모작을 준비하면서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어 2012년에 효도시락에 입사했다. 그는 “나눔과 기쁨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이 회사 이름에서부터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효도시락을 시작할 때, 인천에 정부 지원을 못 받고 사각지대에 있는 독거노인이 많아 도움을 주자는 생각에서 설립했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효도시락은 10여 년 동안 반찬도시락 배달로 취약계층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일자리 100개를 창출했다.

사각지대 노인에게 반찬 배달하며 돌봄 실천

효도시락은 현재 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독거노인 400명에게 매주 반찬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전역에 반찬도시락을 연간 2만 여개 배달하고 있는 셈이다.

반찬을 전달하며 굶주림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말벗이 되고 건강을 보살피면서 고장 난 시설도 수리해준다. 민간기업이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공헌이 인정돼 지난해 연수구에서 치매 예방 선도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반찬을 배달하면서 어르신들 건강도 살피고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노인들의 동태를 살피고 말이 어눌하고 이상하다고 하면 바로 치매센터에 연락해 치료받을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통계에 따르면, 최근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는 6만8000여 명이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에 달하는 수치다.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직원이 독거노인에게 반찬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ㆍ나눔과기쁨효도시락)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직원이 독거노인에게 반찬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ㆍ나눔과기쁨효도시락)

김 대표는 “이는 인천의 문제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총체적 현실”이라며 “고령화 사회를 뛰어넘어 고령 사회에 직면한 상황에서 경제력을 상실하고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굶주림, 우울과 불안, 무망감은 자살 시도를 증가시키는 등,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배고픔은 이 사회의 고민을 넘어 범죄 표적이 되고,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공동사업 모델을 개발해 사회가치 추구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독거노인들에게 1주일에 한 번씩 반찬 1kg를 전하면서 감사인사를 빈번하게 듣는다. 노인들이 반찬 배달이 오는 날을 기다리고, ‘좋은 일 하는 회사’라고 칭찬할 때 특히 자부심이 생긴다.

효도시락은 소외계층 나눔 단체인 ‘온 해피(On Happy)’에도 연간 400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 경영 어려움 극복

김 대표는 2014년에 사회적기업 일자리 창출 사업 지원 종료로 자립 경영을 시작하면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기업 80% 이상이 재정 지원이 끝나면 문을 닫는 처지에 있다”며 “사회적기업 이윤 대부분이 사회서비스로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사회적기업들의 경영 상황을 들려줬다.

김영복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대표는 무료 반찬 도시락 지원을 독거노인 1000명으로 늘리는 게 꿈이다.
김영복 (주)나눔과기쁨효도시락 대표는 무료 반찬 도시락 지원을 독거노인 1000명으로 늘리는 게 꿈이다.

김 대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재정 지원이 끊기기 1년 전부터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계획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직원이 헌신적으로 노력해 어려운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직원들의 노력으로 현재 직원 10명, 연매출 5억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효도시락은 경영 위기를 극복한 후 사회적기업으로서 자립 경영의 좋은 사례가 돼, 지난해 9월 일자리 창출 사업 재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김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효도시락은 식사문화 변화 추세에 맞춰 도시락과 함께 가정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 개인별 장보기나 주방이 필요 없는 공동 식사문화 대체 아이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려웠던 시기를 직원들과 함께 극복했기에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근무연령제를 폐지해 직원들의 퇴직 부담을 없앴고, 출근시각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고 했다.

그는 “이 기업은 직원들이 주인이고,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자한다”며 “성별과 나이에 따른 차별이 일체 없는 직장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인권을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효도시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체 행사 도시락과 공공기관 급식 납품이 전면 취소돼 위기를 겪고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경영위기를 극복했던 것처럼 대체 또는 틈새 상품을 개발하는 등, 자구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회사에 들어오는 후원과 수익이 줄었지만, 노인들을 굶길 수 없다는 신념으로 반찬 배달은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무료 반찬 지원 1000명으로 늘리는 게 꿈
 

경력 10년 이상 된 조리사들이 도시락과 반찬을 만들고 있다.(사진제공ㆍ나눔과기쁨효도시락)
경력 10년 이상 된 조리사들이 도시락과 반찬을 만들고 있다.(사진제공ㆍ나눔과기쁨효도시락)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30% 감소한 매출 상황을 극복하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효도시락 반찬 브랜드 ‘송도쉐프’ 카페 방문자 1만 명을 수요고객으로 유도하고, 이들이 선호하는 반찬 메뉴를 개발해 보급하려한다.

아울러 환경 보전과 원가 절감을 위해 일회용 포장용기를 다회용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세척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가 연간 20만~22만 개나 쓰인다”며 “세척 가능한 다회용기를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과 쓰레기를 줄이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 반찬 배달을 노인 1000명에게 하는 꿈”이라며 “공공기관에서도 복지 사각지대 노인들의 배고픔을 없애는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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