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추진단 꾸려, 초교 3곳에서 시범 운영 예정
채식과 생명 존중, 기후 고민 등 교육적 요소 많아
'고기없는 식단' 거부감, 영양 문제 등 과제로 남아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내년 초등학교 3곳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채식 급식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인천 내 초등학교 3곳의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관내 초·중·고등학교의 채식 급식 운영을 늘린다고 6일 밝혔다.

시범학교는 아직 선정하지 않았지만, 시범학교는 학교별로 채식급식을 주 1회 또는 2회 배급 중 하나를 선택해 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미 채식급식을 도입하고 있는 타 시도교육청의 경우 채식급식을 학생 자율 선택에 맡기는 곳도 있고, 일주일 중 하루를 고기없는 급식의 날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지난 4월 시교육청은 인천시·시의회와 함께 한 '기후비상선포'를 했다. 시교육청은 기후비상선포와 함께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강 문제나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채식을 원하는 청소년에게 육류 위주의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불평등과 인권 침해의 요소가 있다는 점도 전했다. 

8월부터는 영양교사와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급식정책추진단'을 꾸리고, 학교 급식을 교육의 일환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내년까지 채식급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어린이 비건(채식) 푸드 페스티벌' 등을 열어 채식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전경.(제공 인천시교육청)

급식정책추진단 소속이자 '환경과생명을지키는 인천교사모임'에서 활동 중인 오수진 교사(인천남동초)는 "채식 급식에는 생명에 대한 존중부터 기후위기 고민 등 교육적인 요소가 가득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선 이미 육식과 기후변화를 연결짓는 교육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며 "한국의 아이들은 별다른 교육 없이 육식 유통과정과 단절된 채 고기를 단순히 음식만으로 섭취하기 때문에, 유통에 따른 탄소배출이나 생명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가 적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채식 급식을 보급해 이 같은 문제들을 재고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식 급식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우선 학생들이 갖고 있는 채식에 대한 거부감과,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극복 대상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오늘 8일까지 진행한 채식급식과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채식급식을 교육·홍보 방법을 논의 할 계획이다.   

채식 급식은 국내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시행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9년전부터 학교급식에서 채식급식을 시행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시범학교를 선정해 '채식급식 선택제' 보편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생태환경교육의 일환으로 학교급식의 채식 활성화를 위해 이번 달부터 초·중·고등학생 채식 선택 급식과 ‘고기 없는 월요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의 채식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채식연합은 지난해 국내 채식주의자 수를 150만 명 내외로 추산했다. 이는 2008년 15만 명(추정치)에 불과하던 채식인구가 10년 만에 10배로 증가한 수치이다.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채식을 선택한 이유는 건강적의 이유, 기후변화·동물 보호에 대한 신념, 종교적 이유 등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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