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토론 없이 일방적” … “발제 다음 토론 있다”

부평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가 주관한 ‘부평 자전거도시 만들기’ 토론회가 시작한 지 5분도 채 안 돼 아수라장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토론회에 앞서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인사말을 한 뒤, 토론회 진행을 위해 마이크가 좌장에게 넘겨지고 나서 발제가 시작되려 하자, 청중에서 몇몇 시민이 일어나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앉아있는 곳으로 가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청중 속에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맨 앞에 앉아 있던 구청장 앞에서 컵이 깨지고 마이크가 파손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사회를 맡았던 시민단체 활동가는 성난 시민이 가슴팍을 밀쳐 뒤로 넘어진 뒤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좌장을 맡았던 부평의제21실천협의회 곽경전 도시환경분과위원장과 토론자 중 한사람이었던 신은호 부평구의회 의장, 청중에 앉아있던 김상용 구의회 도시환경위원장이 거칠하게 항의하는 시민들을 진정시키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청중 속에서는 “토론회를 반대토론도 없이 일방적으로 하냐?”, “지하상가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시민단체가 그렇게 할 일이 없냐?”며 거칠게 항의했고, 이에 기조발제를 하기로 한 인태연 인천자전거도시운동본부 공동대표와 곽경전 위원장이 “발제가 끝나면 충분한 질의응답 시간이 있다”, “자유토론이 예정돼있다”고 거듭 얘기했으나, 사태는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사회자가 “오늘 토론회는 취소하겠다”고 한 뒤 일단락됐다.

이날 좌장을 맡았던 곽경전 위원장은 “내용도 들어보기 전에 폭력을 행사해서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킨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설명 후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을 계획했다. 아무리 의견 차이가 있다 해도 술을 먹고 와 집기를 파손하고 겁박을 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다음 기회에 지하상가 상인들도 참여해 대화와 토론을 거쳐 서로 간 공통분모와 차이점을 찾는 토론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평중앙지하상가 노태손 대표이사는 “구청이 아닌 시민단체가 주관한 행사라 할지라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다. 반대의견 수렴과 의견 조율 없이 추진하다보니 오늘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회와 간담회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나 또한 질의응답을 준비했으나 오늘 분위기에서 알 수 있듯이 지하상가 상인들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에 항의한 것이다. 이미 예산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다. 문제 아닌가? 오늘 그 문제가 표출된 것이다. 반대의견도 수렴해가면서 일을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인천자전거도시운동본부 인태연 공동대표는 “자전거도시를 만드는 일은 부평역 일대 전체 상권을 활성화하는 일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차 중심의 도로환경은 절대적으로 대형 유통재벌에게 유리한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전거도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평 전체 상권 활성화와 시민들의 시장 접근 용이성이다. 결코 지하상가에 불리한 내용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지하상가 상인들이 이해할 때까지 설득해 가겠다. 지하상가도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했으면 한다. 아울러 자전거도시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음 기회에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토론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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