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후보 신청서 제출했지만, 등록 반려·취소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인천 서구 청라의 주민단체인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가 3기 회장 선거 절차를 중단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해산했다. 이 단체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회장을 뽑아온 유일한 주민단체이다.

청라총연 3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오후 “3기 회장 선거와 관련, 2명의 입후보자 등록을 반려하고 후보자 등록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했다.

선관위는 공지를 통해 3기 회장 선거 진행의 잠정 중단과 소속 선관위원 전원 사퇴, 선관위 해산 등도 알렸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일부 모습.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일부 모습.

앞서 청라총연은 선관위를 구성하고 지난달부터 3기 회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모집과 선거인명부 등록, 선거 진행 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금 모금 등을 해왔다.

하지만 후보자에 등록하는 주민은 없었고, 입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마감시간이 임박해서야 후보자 2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선관위는 후보자 2명에 대한 수 차례의 회의와 토론을 거친 끝에 등록 반려와 취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회장 자격 요건에 ‘후보자 등록일 기준 2년 이내에 30만 원 벌금형 이상의 범죄사실이 없는 주민’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요건 심사를 위해 입후보자에게 범죄경력 회보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며 “2명 후보자 모두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범죄경력 회보서는 당사자 외에는 발급이 불가능해 2기 회장 선거에선 해당 자격 요건을 삭제했다. 그런데 3기 회장 선거에선 선관위가 이를 삭제하지 않고 규칙과 첨부서류에 포함시켰고 후보자들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프로세스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기위해 선관위원 전원 사퇴와 선관위를 해산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관위 구성 시 지원자가 없어 겨우 인원을 맞추고 생업으로 퇴근 후 늦게 회의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자격 검증 관련 철저한 준비와 공고를 소홀히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운영 미숙과 기술 부족으로 후보자 검증이 불가능한 우를 범하게 됐다”고 했다.

끝으로 “준비 부족으로 회장 선거가 무산된 점에 깊이 사죄드리며 이제는 주민 여러분이 적극 나서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후원해준 소중한 후원금은 해산에 따라 주민들에게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선거 중단과 선관위 해산으로 3기 회장 선출이 언제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청라총연은 청라광역소각장과 7호선 청라 연장 등 현안을 놓고 앞장 서서 목소리를 냈다. 시와 입장이 달라 현재까지도 대립각을 계속 세우고 있다.

선거 중단과 후보자 등록 반려를 놓고 청라 주민들은 청라총연 집행부 공석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후보자의 자격을 두고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자가 등록했으니 선거를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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