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자들, 갑작스런 퇴소 통보에 ‘울상’

인천투데이=조연주 기자 | 인천 서구의 한부모공동가정시설인 ‘마리아의 집’이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보금자리가 사라진 입소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구에 따르면, 지역내 유일 한부모공동가정시설인 ‘마리아의 집’이 오는 12월 폐쇄된다. 2010년부터 (재)미리내성요셉애덕수녀회가 국·시비를 지원받으며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적은 수요에 따른 인력난 등으로 최근 서구에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최대 수용 규모가 12가구인 마리아의 집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가정은 4가구다. 이들은 재단이 시설 폐쇄 결정을 함에 따라 12월 10일까지 퇴소해야 할 처지 놓였다.

이들 중 한 가구는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됐고, 두 가구는 LH임대주택에 당첨됐다. 이들이 공공주택에 당첨됐다고는 해도, 폐쇄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집을 구하고 계약을 완료해 이사까지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나머지 한 가구는 연수구, 미추홀구 등에 위치한 다른 시설로 옮겨가야 한다.

인천시 홈페이지 '인천은 소통e가득' 화면 갈무리. 
인천시 홈페이지 '인천은 소통e가득' 화면 갈무리. 

자신을 마리아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입소자라고 소개한 A씨는 19일 인천시 홈페이지 '인천은 소통e가득' 청원을 통해 이 같은 처지를 알렸다. A씨는 “갑작스럽게 살고 있는 보금자리가 사라져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청원한다”고 글을 올렸다.

A씨는 “이곳에 처음 입소를 하며 최대 3년이라는 시간을 벌게 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 (3년동안) 열심히 살아서 곰팡이 원룸이 아닌, 작아도 행복한 곳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던 중 갑자기 12월 10일까지 퇴소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서구에 도움을 청했지만, 마리아의 집은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했다”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A씨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전국민이 힘든 시기다. 정규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고정적인 월급으로 그나마 살아가겠지만 우리는 아이를 함께 돌봐 줄 식구하나 없는 모자가정이다”라며 서구에 “연일 전셋값도 오르고 집도 구하기 힘들어지는 지금, 가장 힘들고 추운 시기 무책임하게 우리의 손 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서구 관계자는 “마리아의 집은 이달 내로 입소자에 대한 전환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 실질적인 전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설 운영을 일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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