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순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해임안 다룰 전망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국토교통부가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공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임 사유는 국토부가 두 달여 진행한 구 사장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 사장 등 공기업 임원에 대한 채용과 해임 등 인사에 관한 사항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사항이다.

기재부는 이달 하순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구본환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 건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 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선 국토부가 구 사장에 대해 두 달여 진행한 감사결과에 따른 조치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
인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

국토부의 주된 감사 대상은 구 사장의 ‘갑질’ 인사 논란과 고교동문과 체결한 수소연료전지 관련 업무협약, 인천공항 개항 20주년 기념 로고변경 후배 자문논란, 2019년 태풍 상륙 당시 정위치 근무 이탈 논란 등이다.

우선 구 사장의 ‘갑질 인사’ 논란은 인사권 남용이다. 구 사장은 지난 6월 연공서열 대신 A씨를 승진 발탁했다. 이에 직원 B씨가 이메일로 항의하는 등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구 사장은 B씨를 직위해제하고 징계했다.

B씨는 직위해제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청와대 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를 접수한 국토부가 구 사장 감사에 착수했다.

두 번째는 수소연료전지 지게차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 논란이다. 공사는 지난해 9월 협약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업체 대표이사가 구 사장의 전주고 고교동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 사장은 지난해 4월 제8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고, 공사는 지난해 9월 인천공항 수소연료전지 지게차 도입을 위해 C업체 업무협약을 결했다.

이 업체의 대표이사 D씨는 구 사장의 전주고 고교동창이었고, D씨는 지난해 2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업체는 전북 완주군에 소재한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팩 제조기업이다. 매출규모는 약 1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수소 지게차 도입사업을 추진했는데, 구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발 빠르게 진행됐다. 논란이 커지자 업무협약은 없던 일이 됐다.

세 번째는 인천공항공사 로고 변경이다. 공사는 내년 인천공항 개항 20주년을 맞아 로고 변경을 추진했다. 로고변경 자문위원장은 구 사장의 서울대 후배이자 학군단 후배인 E씨가 맡았다.

통합당 김은혜 의원이 통해 공개한 ‘2020년 4차 디자인혁신자문위원회 자문결과 보고’ 문건을 보면 E씨는 공사가 변경하려고 했던 로고에 대해 ‘Clean Airport(클린 에어포트)의 이미지를 적절히 부각’하고 있고 ‘봉황의 날개와 지구본의 입체적인 디자인이 잘 표현됐다’이라고 자문했다.

반면, 나머지 자문위원 10명은 ‘디테일 개선 필요, 시각적‧의미적 느낌 부족, 상징성 직관적 이해 어려움‧ 단순하고 고전적‧미래지향성 부족’ 등을 내세워 부정적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국 E씨의 의견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로고 변경사업은 수십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16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인천공항 구본환 사장의 질주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게재되는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폐기됐다.

마지막 논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재난위기 당시 정위치 근무 이탈 논란이다.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는 감사 대신 태풍 '미탁'(MITAG)의 북상에 대비해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정위치 근무와 현장 대응을 당부했다.

하지만 구 사장이 행적이 묘연했다. 구 사장은 국토위 결정 직후 인천공항 외곽을 점검한 뒤 영종도 사택에서 머물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 사장이 경기도 안양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드러나면서 정위치 근무 이탈 정황이 드러났다.

구 사장은 당시 안양시 한 식당에서 약 23만 원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식당은 구 사장 자택에서 불과 10여분거리였고, 영종도 사택과는 55㎞가량 떨어진 곳이라 파문이 크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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