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㉙ 청청프로젝트연구소

위기 청소년 사회 참여 확대로 인식 개선 앞장
마을공동체서 함께 성장하는 청소년과 주민들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 | 한 나라의 아동ㆍ청소년들을 보면, 그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아동ㆍ청소년의 건강과 교육은 중요하다. 이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이를 위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이 인천에 있다. 미추홀구에 있는 청청프로젝트연구소(대표 채상아)다.

채상아 청청프로젝트연구소 대표.(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채상아 청청프로젝트연구소 대표.(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이 연구소에는 직원 8명과 전문 강사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천 ‘인권을 실천하는 복지 활동가 연대’에 속해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종자돈을 모아 2015년에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연구소는 대안교육ㆍ상담 콘텐츠 개발, 사회혁신 리빙랩, 체인지 메이커(사회 혁신가) 프로젝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ㆍ부모ㆍ가정ㆍ마을공동체가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마을과 교육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채 대표는 “맑은 아동ㆍ청소년이 푸른 청년으로 성장해 존경받는 어른으로 성숙해질 수 있게 만들어가겠다는 뜻에서 맑을 청(淸)과 푸를 청(靑)이라는 의미를 담아 청청프로젝트연구소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이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사회적 행동을 하면서 가치를 공유하는 일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들이 청청마을학교에서 숲 놀이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아동들이 청청마을학교에서 숲 놀이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위기청소년 사회 참여 확대로 인식 개선

연구소는 대안교육 전문기관으로서 대안학교인 청청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상태지만, 숲 생태와 문화예술 교육, 자기 돌봄, 마음 챙김 명상 등의 교육ㆍ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정 균형 프로젝트도 운영하는데, 이는 감정카드와 감정시간표를 작성하는 활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성찰하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다.

아울러 지역 내 학교 돌봄 교실과 연계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위기 청소년 발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 강사들이 이들에게 기본 학습을 지도하고 인성교육과 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청소년인권 활동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후위기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위기 청소년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채 대표는 “위기 청소년들을 청소년인권 활동가로 양성하면서 이들의 사회 참여 활동이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이 이들에게 가졌던 인식이 변하면서 서로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소는 대안교육과 상담 콘텐츠를 학교 교육과정에 연계하면서 학교 교사들에게 대안교육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학교 교사들도 해당 교육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교사 집단 상담ㆍ연수로 확대되고 있다. 학교별로 대안교육을 교육과정에 연계하기도 하고, 복지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채상아 대표와 마을 주민들이 ‘소셜 리빙랩’ 활동으로 상담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채상아 대표와 마을 주민들이 ‘소셜 리빙랩’ 활동으로 상담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마을공동체에서 함께 성장하는 아동ㆍ청소년들

연구소는 아동ㆍ청소년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게도 여러 교육을 진행한다. 아동ㆍ청소년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마을공동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숲 친화 마을길 조성 사업을 확대하고, 인천교육협동조합과 마을교육 아카이빙 연구ㆍ협력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을 노인 100명을 숲 생태 활동가로 양성해 마을 안 세대 통합 교육과 함께 노인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또, 연구소는 대안 공간 ‘커:뮤’를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 공간은 공유카페ㆍ공유주방ㆍ공유책장ㆍ창의놀이실 등으로 구성돼있어 청소년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이 소모임 활동을 하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쿠키ㆍ천연비누 만들기와 부모 양육 태도 검사 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사람이 찾고 있다.

채 대표는 “대안 공간을 찾는 모든 사람을 충분히 환대하는 것이 연구소 운영 철학”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대안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의 주된 사업 중 하나는 ‘체인지 메이커’라는 사회 혁신가 양성 프로젝트다. 이는 지역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마을 구성원들이 합의한 해결책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 그 결과의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유기견 발생을 예방하고 학교 앞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했다.

한 예로, 마을버스 노선표가 선으로만 돼있어 어느 지점인지 알 수 없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에 체인지 메이커들은 직접 차로 돌며 버스정류장 위치를 마을지도에 표시해 정류장마다 붙였다. 이 마을지도를 보면 초행길인 사람도 편하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또, 청소년 창업동아리와 청소년 사회적경제 조직 멘토링 등을 운영하면서 청소년 시기를 지나 성인이 되고서도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울러 청소년들만이 활동하는 게 아니라 선배시민들도 함께하는 ‘리빙랩’ 활동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학교, 공공기관, 복지시설 등에서도 참여하게 하고 있다.

채 대표는 “체인지 메이커, 민주시민교육 등의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보면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고 말했다.

청청프로젝트연구소는 대안 공간 ‘커:뮤’를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청청프로젝트연구소는 대안 공간 ‘커:뮤’를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청프로젝트연구소)

숲 힐링센터와 숲 안 대안학교 만드는 게 최종 목표

하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져 경영이 더 힘들어졌다고 했다. 이 어려움을 직원들과 함께 이겨나가고 있으며, 4월부터 온라인 교육 콘텐츠로 개발하면서 남부ㆍ동부ㆍ서부교육지원청과 미추홀구ㆍ중구ㆍ서구ㆍ남동구ㆍ연수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 직원들은 프로젝트별로 구성된 팀을 순환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이로써 업무 이해도를 높여 결원이 생겼을 때도 사업들은 어려움 없이 운영할 수 있다. 더불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만큼, 직원들의 외부 교육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등, 직원들의 활동을 적극 보장한다.

채 대표는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제일 뿌듯했던 순간으로 올해 인천시민들이 ‘인천 사회적 가치 우수 기업’으로 연구소를 선정한 것을 꼽았다. 채 대표는 “처음에 미추홀구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꾸린다고 했을 때 마을 주민들이 연구소의 정체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우수 기업이 되니 우리가 하는 일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 대표는 마을 숲 힐링센터와 숲 안에 대안학교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는 “자연 안에서 평화롭게 소통하고, 나 자신과 우리가 만나 마을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이 푸른 청년으로, 존경받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포부이자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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