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기념관 전두환 기념석판, “철거계획 아직”
군부독재 흔적 강화남문 현판·제적봉도 변경계획 없어

인천투데이=이보렴 기자│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흥륜사 정토원 현판이 교체된 데 이어 남은 전두환 씨 흔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인천에 소재한 흥륜사 정토원에 설치됐던 전두환 글씨 현판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 남은 전두환 씨의 흔적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현충탑 앞 기념석판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 맨 밑에 '전두환 대통령'이 쓰여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 맨 밑에 '전두환 대통령'이 쓰여있다.

인천에 남은 전두환 흔적,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고 보전하기 위해 건립돼 1984년 9월 15일 개관했다. 건립비용은 43억 원, 시비 28억 원에 시민들의 성금 15억 원이 투입됐다. 2003년 5월 30일엔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현충탑 아래에 설치한 표지석에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막아야하며 이런 비극이 이 땅에 또다시 되풀이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 길은 국력을 신장시켜서 평화적 통일을 성취하는 길 뿐이다”고 쓰여 있다. 글쓴이는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돼있다.

5·18 기념재단 측은 남아있는 ‘전두환 미화 흔적’ 중 하나로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현충탑 앞 기념석판을 언급하면서 해당기관들의 ‘전두환 흔적 지우기’에 대한 신속하고 책임있는 결단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는 건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철거나 교체 계획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논의해보겠다”고 전했다.

강화산성 남문 바깥쪽에 걸려있는 '강도남문' 현판.
강화산성 남문 바깥쪽에 걸려있는 '강도남문' 현판.

여전한 군부독재의 흔적…‘제적봉’과 김종필 현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 남아있는 전두환씨 흔적에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쿠데타 당시 함께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흔적도 인천에 남아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5·16 군사정변의 주역으로 박정희 군사정권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김종필 전 총리의 흔적은 강화도에서 찾을 수 있다.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 산3번지에 위치한 강화산성에 그가 직접 쓴 현판이 걸려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현판이 걸린 곳은 남문이다.

남문은 1955년에 문루가 무너졌다가 1975년에 복원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 씨가 ‘강도남문(江都南門)’ 현판을 썼다. 안쪽에는 남문의 누각 ‘안파루(晏波樓)’의 현판도 당시 김종필 씨가 쓴 것이다.

강화산성 남문에 안쪽에 걸려있는 '안파루' 현판
강화산성 남문에 안쪽에 걸려있는 '안파루' 현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흔적은 이뿐이 아니다. 강화 평화전망대가 있는 제적봉의 이름도 그가 붙인 것이다.

1966년 이 곳을 방문한 당시 민주공화당 김종필 의장이 북녘땅이 훤히 보이는 이 일대를 ‘붉은 적을 제압한다’는 뜻의 ‘제적(制赤)’봉으로 명명했다. 여기서 붉은 적은 공산당을 의미한다. 김 전 국무총리의 친필로 ‘제적봉’이라고 새겨진 비석은 평화전망대 잔디광장에 그대로 남아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제적봉 이름 교체나 현판 교체 계획은 아직까지 논의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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