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기본계획, 박물관 공간에 대한 이해 부족해
“타당성 조사 완료 후 논의해 볼 사안으로 정리”

인천투데이=이보렴 기자│인천 뮤지엄파크 사업에 대해 인천시립박물관 측의 의견이 제시했다.

시 문화콘텐츠과 관계자는 ‘인천시립박물관 콘텐츠 개발 연구용역’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인천시립박물관 측은 이번 용역에 대해 “기존 안대로 박물관을 건립할 경우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시립박물관 측의 의견을 담았다”며 “행정안전부의 타당성조사를 통과한 후 좀 더 논의해 볼 사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 뮤지엄파크 조성사업은 디시알이(DCRE)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의 사회공헌 일환으로 시에 기부한 토지 5만4121㎡(1만6371평)에 인천시립박물관 이전사업과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을 말한다. 특히 인천시립미술관의 경우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인천시의 숙원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인천뮤지엄파크 박물관 조감도.
인천뮤지엄파크 박물관 조감도.

“박물관, 민간투자 무산된 콘텐츠빌리지 위치로”

용역에 따르면, 미술관과 박물관이 하나로 통합된 ‘뮤지엄’이라는 개념은 적절하지 못하다. 최근 영어권은 박물관은 뮤지엄(museum), 미술관은 갤러리(gallery)이며 이 둘은 독립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박물관과 미술관 사이에 있는 ‘아트스쿨’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트스쿨’이라는 단어가 미술관 중심의 시각이며 박물관과 미술관 사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박물관 용지에 ‘아트스쿨’과 성격이 유사한 콘텐츠빌리지를 배치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콘텐츠 빌리지를 미술관과 아트스쿨 옆에 두고 박물관은 기존 콘텐츠빌리지 위치에 배치하는 방안이다.

박물관 규모를 고려하면 콘텐츠빌리지 용지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용역에 따르면 뮤지엄파크 시립박물관 건축연면적은 오씨아이(OCI) 건물의 연면적을 최소 750㎡를 제외할 경우 1만387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현 박물관 건물 연면적의 2.5배로 지속적인 증축과 확대가 필요한 박물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시립박물관도 세창양행 사택의 14배 가까운 크기였지만 증축을 피할 수는 없었다.

콘텐츠빌리지는 미디어 팹랩, 공용스튜디오, 테스트베드 등 문화콘텐츠 생산 플랫폼 시설 등을 말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됐지만 시는 지난 10일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인천뮤지엄파크 개요
인천뮤지엄파크 개요

“각 층 공간활용…박물관에 대한 이해 부족해보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각 층의 공간운영 방식도 수정이 필요하다. 박물관 공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기존 안에는 지하 1층에 유물열람실, 유물등록실, 유물정리식 등과 수장고 등이 마련돼 있다. 이에 대해 시립박물관 용역 결과, 유물등록실과 유물정리실을 합쳐 유물 정리실로 운영해야 하며 수장고 2곳 당 최소 1개 이상의 전실 공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또 보존처리실의 경우 최소 200㎡는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안은 지상 1층에 하역장, 해체포장실, 안내, 카페테리아, 방제실 등이 계획돼 있다. 시립박물관 용역 결과, 1층에 공간이 과밀하게 배치됐다고 지적됐다. 유물, 작품 등의 안전한 운반을 위해서는 하역장과 해체포장실은 지하1층에 있어야 한다. 아울러 1층은 박물관의 출입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람객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2층의 강당과 3층의 문화예술실, 4층의 첨단전시실의 경우,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게다가 3층의 경우 기획전시실 내에 계단과 승강기를 배치하게 돼 있다.

이전하고 남은 기존 박물관 건물, 수장고 등 활용안 제시

인천시립박물관이 인천뮤지엄파크로 이전하고 나면, 연수구에 위치한 기존 박물관의 활용 문제가 남는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존 박물관 건물 활용방안으로 ▲인천시립박물관 수장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 별관 ▲인천광역시 시사자료관 ▲복합이용안 등을 제시했다.

시립박물관 수장고 계획은 2013년 송도국제도시 시립박물관 이전안과 함께 제안된 내용이다. 뮤지엄파크의 통합수장고 계획이 부재한 상황에서 협소한 수장공간에 대한 대안책으로 제시됐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별관으로 활용할 경우 기념관의 전시시설을 확장하고 콘텐츠 체험관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시사자료관의 경우 아카이브 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복합이용안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별관과 인천광역시 시사자료관으로 통합해 활용하는 방안이다.

인천시립박물관 측은 “기본설계에 들어가면 수정돼야 할 사안들을 정리해놓은 것”이라며 “제안사항이며 문화콘텐츠과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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