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주만에 민주당 앞섰다가 밀려나 ‘극우세력’ 선긋기 공감대
인천 13곳 중 원외 당협위원장 12개... 민경욱ㆍ유정복 관심사

인천투데이=김갑봉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을 위한 당무감사 칼을 빼들었다. 올 10월 각 지역구당협위원회에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통합당은 지난 7월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이달 3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감사위원 5명을 선임했다.

통합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를 고려해 당초 예정됐던 위원회 일정을 일주일 연기했다. 실질적인 당무감사는 10월초로 예상된다.

통합당은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년 4월 ‘빅 이벤트’로 치러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인적 쇄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도 대규모 인적 쇄신을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 지역구 253곳 중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84곳과 사고 등으로 공석인 22곳을 제외한, 나머지 147곳 원외 당협위원장이 위원장인 곳이 주요 당무감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사진왼쪽부터 통합당 연수을 민경욱 후보, 김종인 위원장, 연수갑 정승연 후보.
사진왼쪽부터 통합당 연수을 민경욱 후보, 김종인 위원장, 연수갑 정승연 후보.

166주만에 민주당 이겼다가 광화문집회 이후 다시 멀어져

통합당 안팎에선 당무 감사 칼날이 당내 강경우파 세력을 겨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통합당 지도부가 8·15 광화문집회에 참여했던 원회 우파 세력과 선을 긋는 것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당 8월 중순 여론조사에서 166주만에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며 한껏 고무됐다. <TBS>가 리얼미터외 의뢰해 8월 10∼12일 국내 성인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 33.4%, 통합당 36.5%로 집계됐다.

지지도 격차는 3.1%포인트로, 통합당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166주 만에 역전이라 고무됐으나, 8.15 광화문 집회 이후 다시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극우세력과 선긋기에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전망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정치행보에서도 느껴진다. 김 위원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하며 무릎 꿇고 사죄했다. 아울러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을 명시하는 등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대표 체제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4월 총선 때도 막말 정치를 일삼는 서울 관악갑선거구 김대호 후보와 경기 부천소사선거구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고, 당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인천 13곳 중 원외위원장 12개... 대규모 물갈이 전망

미래통합당 인천시당 4.15총선 출정식
미래통합당 인천시당 4.15총선 출정식(사진 왼쪽부터 부평을 강창규, 계양을 윤형선, 부평갑 정유섭, 남동갑 유정복, 서구을 박종진, 동구미추홀갑 전희경, 연수갑 정승연 당협위원장)

하반기 당무감사 역시 이 같은 연장선에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당무감사는 60일 전에 통보를 해야 한다. 통합당이 8월 초에 당무감사를 의결했으니 실질적인 감사는 10월 초중순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과 부산 등 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의 감사는 사전 통보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9월 중순으로 예상 된다.

인천 지역 지역구는 13개이다. 이중 통합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준영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중구ㆍ강화군ㆍ옹진군을 제외한 나머지 12개는 모두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 인사가 당협위원장이다.

12명은 동구ㆍ미추홀구갑 전희경, 동구ㆍ미추홀구을 안상수, 연수구갑 정승연, 연수구을 민경욱, 남동구갑 유정복, 남동구을 이원복, 부평구갑 정유섭, 부평구을 강창규, 계양구갑 이중재, 계양구을 윤형선, 서구갑 이학재, 서구을 박종진 등이다.

이중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민경욱 전 국회의원아 8.15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다. 유 전 시장은 최근 남동구에 지역사무소를 개설하며 정치 활동 재개 소식을 알렸고, 민 전 의원은 4.15부정선거를 주창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구갑 이학재 당협위원장은 지난 7월 당내 경선에서 민경욱 전 의원과 강창규 당협위원장을 누르고, 임기 1년의 인천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통합당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인천의 보수진영 또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부산 장제원 의원 등 일부 ‘찍어내기’ 감사라며 반발

물론 당내 반발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인적 쇄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국민의당 등에서 옮겨온 이른바 ‘안철수계’를 중심으로 특정 세력을 찍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추진하는 당무감사와 정강정책 개정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장 의원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당무감사와 관련해 “낙선의 아픔을 겪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피갈이', '피의 숙청' 대상이 될 것”이라고 한 뒤, “아직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누구를 위한 당무 감사인지 참 잔인들 하다”며 “진정으로 개혁의 칼을 휘두르고 싶다면 시스템 공천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통합당이 새로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잠정 결정했다. 당명 개정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약속이기도 하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새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 당명은 이틀 후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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