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ㅣ음식 배달앱 사용이 일상이 됐다. 대면을 꺼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배달앱 사용은 더 늘었다.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국내 배달앱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민족마저 사들이며 시장의 99%를 한 회사가 독점하게 됐다. 두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경쟁 체제 속에서는 배달앱 운영회사들은 유명 음식점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혜택을 줬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음식점들은 이전보다 광고비를 더 내야할 판이다. 소비자들은 배달앱이 몇 개든 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배달업 독과점은 결국 소비자들의 손해로 돌아온다. 인천시ㆍ서울시ㆍ경기도가 함께 만든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가 최근 발표한 배달앱 거래 관행 실태 조사결과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조사는 수도권 소재 음식점ㆍ주점 2000개의 업주를 대상으로 했는데, 79.2%가 배달앱 회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너무 높게 책정돼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고 60% 이상이 그 부담을 여러 방법으로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객에게 청구하거나, 음식 값을 높이거나, 음식 양을 줄이거나 좀 더 저렴한 식재료를 써서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이다.

결국 소비자는 편리함의 대가로 질이 더 나쁜 음식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 셈이다. 이는 배달앱 광고비와 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더 심화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음식점에 직접 전화해 주문하는 예전 방식으로 회귀하는 게 좀 번거로우면서도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배달앱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공공 배달앱 개발과 보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지방자치단체가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과 협력해 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민간 배달 플랫폼 16개가 참여해 배달 중개수수료를 0~2%로 낮춘 ‘제로 배달 유니온’앱 서비스를 9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경기도는 기업체 27개와 공공 배달앱을 구축해 10월 중순부터 화성ㆍ파주ㆍ오산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2022년에는 이를 전체 시ㆍ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는 인천e음 플랫폼과 연계한 ‘서구e음 배달서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달 서구’는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하면 해당 업체 판매정보시스템에 주문 내용이 입력되는 방식이다.

인천시는 인천e음 플랫폼에 인천e몰을 구축해 지역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e음을 활용한 공공 배달앱 프로그램이 준비됐음에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인천e음 가입자 수는 125만명에 달한다. 인천e음이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으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공공 배달앱 시행을 위한 구체적 검토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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