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코로나 해결 안됐는데, 파업 부추기는 것 실망”
길병원 직원들 “노조 파업 때는 의료인 자격없다더니”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정부가 업무 개시 명령에 불응한 인천 가천대길병원 전공의 등 10명을 경찰에 고발하자, 가천의대 교수들이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교수들의 반발 성명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오자, 시민들 뿐 아니라 길병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가천의대 교수진은 29일 교수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28일 공표된 업무 개시 명령으로 가천대길병원 전공의가 고발됐다”며 “정부는 부당한 고발을 즉각 철회하고 전공의와 전임의가 법적 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가천의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가천의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앞서 보건복지부는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가 21일부터 단계별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자, 진료 현장으로 즉각 복귀하라는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자 가천대길병원 전공의를 포함안 10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지난 28일 경찰에 고발했다.

교수들은 “한국의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진행 중인 의과대학생 동맹 휴학, 의사국가시험 거부와 전공의·전임의 단체행동을 지지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등 불합리한 의대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코로나19 진정 후 협의를 통해 다시 의료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승은 제자를 보호해야하며 전공의·전임의·학생들은 모두 제자이기에 공권력 행사로 돌이킬 수 없는 의료공백이 생긴다면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며 제자 보호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9월 1일 예정인 의사국가시험을 연기해 사태를 해결한 후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천의대 교수들의 반발 성명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시민들은 “가장 먼저 인간을 생각해야 할 교수들이 파업을 부추기니 실망스럽다” “이건 누가봐도 파업하면 안되잖아, 코로나가 해결 되면 모를까” “스승이기 이전에 의사이다. 의사의 본분은 환자를 돌보는 것” 등의 비판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길병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직원들은 “길병원에서 같이 일하는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인력 부족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줬으면 전공의를 지키려는 행동에 직원들이 진정성을 느꼈을 것” “노동조합이 인력 충원과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합법 파업을 진행했을 때, 의료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던 교수들은 지금 뭘하고 있는가” “소아과 전공의 사망사고 났을 때 성명서를 좀 냈다면” 등의 비판 의견을 내고 있다.

한편, 전공의와 전임의, 의원급 의료기관 등 의료계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 등에 반대하며 파업과 집단휴진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에게는 업무 개시 명령 발동, 의료기관 집단휴진에는 업무 개시 명령 등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다음달 7일부로 무기한 3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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