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나에게는 내 팔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할 의무가 있다. 내가 나의 장애를 부끄러워한다면 어떻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신발을 만들 것인가” … “지하철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구두장이. 40년간 구두 만드는 일밖에 모르던 그는 눈앞이 막막해져왔다. 생계를 잇게 해준 팔을 잃었으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열흘 만에 퇴원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장애인용 구두였다. 그리고 장애인에게 필요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구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도전했다.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 제 아무리 부자라도 가진 것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나에게 없는 것을 생각하면 온통 불가능하지만 있는 것을 집중하면 온통 가능한 일만 보인다. … 이제는 나의 필요가 아니라 발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이니까, 꼭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에세이 ‘꿈꾸는 구두 5만 켤레’ 중에서 몇 대목을 옮겨봤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남궁정부씨는 많은 돈을 벌고 있진 않았지만, 오랜 시간 구두장이를 해온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지하철 철로에 떨어져 팔을 잃고 만다.

그는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살아야겠다는 의지로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외팔로 장애인을 위한 신발, 즉 ‘정형제화’를 만들었다. 그는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신임을 얻는 훌륭한 외팔 구두장이가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장 많이 감명 받았던 이유는 이 책이 “당신은 어딘가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너의 꿈이 무엇이니?’라고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는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한 일은 “당신은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한다. 나로 인해 내 이웃이 기쁘다면 정말 내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바로 그가 그랬듯이 그의 정형제화로 꿈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가 지금껏 5만 켤레의 구두를 만들었다고 하니 대단하다. 5만 켤레의 구두 중에 똑 같은 구두는 단 한 켤레도 없다는 것도 정말 대단하다.

생각해보면, 필자도 외국에서 살 때 신발수선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때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희망 없는 상황에서 용기가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줄 때 인간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 예전에 어디에서인가 본 글귀다. 그 때는 마음에 깊이 와 닿아서 메모해 두었는데, 얼마 전에 이 글귀를 다시 보았을 땐 마음에 와 닿지가 않고 오히려 의문이 일어났다. 과연 ‘희망 없는 상황에서 발휘할 용기가 있을까?’라고.

우리 주위엔 하고는 싶은데 두려움 때문에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럴 경우에는 먼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진정성을 검토해야한다. 비전은 있는데 용기가 없다면 그것은 진품비전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진품비전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는 희망이라는 오아시스가 만들어진다.

그 ‘희망의 마음 샘’에는 두려움과 목마름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라는 생명수가 솟아나기에 사막을 건널 힘을 준다. 그에 비해 짝퉁비전을 가진 사람은 사막을 건너기 위해 물통을 준비하는 이다. 그는 끝없이 펼쳐진 긴 사막을 보며 도대체 얼마나 큰 물통을 준비해야할지 가늠하기조차 힘들어 계속 망설일 뿐이다.

이렇듯 용기란 두려움을 극복해야한다는 당위에서 생겨나지 않는다. 용기란 흉내 내는 삶에서 벗어나 마음이 간절히 원하는 길로 나아갈 때 저절로 생겨나는 정신에너지다.

세상에 용기를 주지 않는 희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두려움만 있고 용기를 주지 않는 희망은 희망이 아니다. 진정한 희망은 불확실함과 두려움을 뛰어 넘고 앞으로 전진할 용기를 주는 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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