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사무소장
실업(고용)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인력시장 부조화는 지식정보사회로의 변화와 기술혁신으로 생긴 고급인력의 부족, 제조업 또는 ‘쓰리디(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에 대한 기피, 고학력에 비해 좋은 일자리의 부족 등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럽 재정위기 재발과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이에 따라 기업은 장기적 비용부담이 큰 고용을 쉽게 늘리지 않고 있다. 필요하더라도 계약직 등 비정규직(임시직)으로 기존인력을 대체하거나 신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의 질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청년실업은 더욱 심각해져 청년(15~29세) 체감실업률은 21.9%(2011년. 현대경제연구원 - 공식실업률은 7.6%)로 5명 중 1명꼴을 넘어섰다.

지난해 인천의 실업률은 4%대로 전국 평균 실업률(3.4%)에 비해 높았으며, 지난해 3분기만도 인천 청년실업률은 9.6%로 전국 평균(6.7%)보다 높은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사회의 실업과 고용은 다양한 원인과 양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해결방안도 여러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

인력부족을 해결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성인력이다. 여성인력의 효과적인 활용은 기업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고 취업을 통한 사회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남성과 함께 인류의 두 축 중 하나인 여성은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경영환경에서 여성 특유의 장점을 가지고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여성취업자수가 1009만명(2011년)을 넘었고(남자는 1415만명), 학교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학업성취도와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서울 소재 대학 신입생의 54%가 여성이다. 여성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45~48%로 미국의 48%와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근로자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고학력 여성은 경력이탈(=퇴직) 후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재취업하더라도 일자리가 주로 비정규직, 단순노무직에 집중되고 있다.

2010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미래 인재부족을 주요 이슈로 제시했다. 실업률은 전반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숙련되고 유능한 인재는 부족해 치열한 인재전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비시지(BCG)는 우리나라를 인재부족 국가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오이시디(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국가 평균 64%보다 낮은 58.4%에 불과하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퇴직한 후 재취업 또는 복귀가 어려운 현상은 고급인재 확보를 위해 여성인력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여성고용 문제는 시스템과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인식의 변화가 수반돼야한다.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 이 두 가지는 상호작용하는 요소이므로 먼저와 나중을 나눌 것이 아니다.

우선, 기업과 고용주가 여성인력 유지를 위한 보육과 복귀시스템 등의 제도와 투자효과에 동의해야한다. 둘째, 육아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사회 공동의 문제라는 책임의식 셋째, 근로시간과 생산성에 대한 생각과 여성인력에 대한 편견을 바꿔야한다.

넷째, 기존 남성중심의 업무문화, 경력설계, 보상체계를 개선해 여성들도 열성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끝으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맞벌이 가구인 현실에서 남녀 직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정친화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한다.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해결해야한다.

일자리 문제는 더 이상 기업과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창출’이 진부한 구호처럼 들릴지 몰라도 가정 안정과 기업 발전 그리고 개인의 자아실현을 통해 한국사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처방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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