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㉘ 청솔돌봄사회적협동조합

방문 요양ㆍ주간보호 등 돌봄 서비스 제공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도 수입 보장해줘야”
“좋은 서비스 제공위해 종사자 존중 우선해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각자 다르겠지만, 누구나 살아가면서 꽤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소외받지 않고, 적절한 돌봄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곳이 있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준모)이다.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소속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서비스를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소속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서비스를 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청솔돌봄은 자활기업으로 출발했다. 자활기업의 기본 목적은 저소득층 일자리 지원이다. 자활기업일 때도 청솔돌봄은 돌봄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영됐다. 돌봄 서비스가 사회 제도로 정착하면서 자활센터에서 담당하던 복지간병사업이 축소됐다. 그래서 남동지역자활센터에서 자활사업 참여주민 10명과 김준모 이사장이 공동으로 2008년 자활기업을 만들었고, 2010년 4월에 (주)청솔노인요양센터를 설립했다.

(주)청솔노인요양센터는 같은 해 12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주된 사업은 노인들에게 장기요양서비스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간보호센터도 운영하고 있는데, 노인들에게 웃음치료, 치매예방, 사회적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주)청솔노인요양센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기관 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사회적협동조합 청솔돌봄으로 조직을 변경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올해 7월 말 현재 직원 96명으로 성장했다. 김준모 이사장은 “제도 변화로 올해부터 사업이 축소돼 줄어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는 110명 이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취약계층 가구에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취약계층 가구에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모든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돌봄 받아야”

청솔돌봄은 한 달 평균 어르신 130명에게 방문요양서비스 2000건 이상 제공하고, 방문목욕서비스 100건 등을 수행한다. 두 서비스는 장기요양서비스이자 재가서비스에 속한다. 2008년에 도입된 장기요양서비스는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이나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제공된다.

방문요양서비스는 대부분 주 5일 하루 3시간 제공된다. 수요자는 신체 지원(세면도움, 식사도움, 체위변경, 이동도움, 관절구축 예방 등), 인지활동지원(치매노인을 위한 인지 프로그램 등), 일상생활 지원(식료품구매, 은행·관공서 업무 대행 등)을 받을 수 있다.

방문목욕서비스는 종사자가 2인 1조로 나가 1시간 정도 목욕을 도와주는 일이다. 이때 종사자들은 수요자의 청결 유지뿐 아니라 혈압 체크와 몸 상태 점검 등으로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해준다.

청솔돌봄은 또한 바우처 사업인 가사간병방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65세 미만 장애나 중증질환이 있어 돌봄이 필요한 저소득층에게 제공된다. 장기요양서비스는 건강보험 비용으로 청구돼 재원이 조달되며, 사회서비스인 바우처는 정부 재정(세금)을 재원으로 한다.

김준모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김준모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김 이사장은 “장기요양서비스는 수입이 보장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매해 지원금을 정해주는 바우처는 금액이 매우 적다”며 “바우처도 취약계층에게 꼭 필요한 돌봄 서비스인 만큼,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취지 아래 수입을 제대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솔돌봄은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지만 단기적으로 긴급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발굴해 ‘무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남동구 동 행정복지센터들이 의뢰하면 한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은 “이 지역에서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지역사회 자원들이 바뀌어야 수요자가 돌봄 서비스를 잘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로 말미암아 지역사회가 잘 돼야한다. 이렇게 일하는 게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솔돌봄은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남동구의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연계해 ‘우리 동네 돌봄 공동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관한다. 소외받는 이웃이 없는 행복한 동네 만들기를 목적으로 ▲아동 심리 지원과 부모 교육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밑반찬 배달 ▲저소득층 위기가구 거주환경 개선 긴급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청솔돌봄은 이 사업의 컨소시엄 대표업체로,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만난 폭력상황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에게는 사례관리와 자원연계를 지원하고 있다상담 등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 없는 사례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밑반찬배달을 한다.

김 이사장은 “한 마을에 사는 취약계층 가구를 돌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해 지역사회 안에 돌봄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중요한 성과”라며 “지역에서 이런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사회적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주간보호센터도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주간보호센터도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ㆍ청솔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종사자 노동 존중이 좋은 돌봄 만든다”

김 이사장은 수요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존중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시설보다 임금을 더 주려고 노력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임금이 가장 적게 받는 임금의 세 배 이상이 되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는 상태에서 좋은 노동을 바랄 수 없다는 게 김 이사장의 철학이다.

김 이사장은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 가치가 인정받아야한다. 종사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가 서비스 질을 결정한다”며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부여한 돌봄 공동체의 활동은 전체 사회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돌봄 서비스 수요자가 좋은 돌봄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요양서비스 종사자는 대부분 여성이며, 주로 혼자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해 일한다”며 “굉장히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하는데, 그게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종사자를 가사도우미로 여기고 하대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청솔돌봄은 요양보호사들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문제 상황을 일으킨 수요자와는 계약 파기를 각오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특히 수요자의 성희롱 문제에 원칙적으로 대응한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직원들 소모임 식사비를 지원하고, 직원들은 그 모임에서 조합에 요청할 사항을 얘기한다. 이때 나온 의견을 취합하고 조합의 피드백을 담은 소식지를 매달 발행한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 불만이 정말 많다”며 “소식지 등으로 계속 소통해 조합과 직원들의 간극을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이 10년 넘게 조합을 이끌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직원들의 사정이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가 많은데,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가정환경도 점차 나아진 경우가 꽤 있다. 특히, 조합 운영 초창기에 김 이사장은 전체 직원에게 편지를 썼는데, 이 편지가 힘이 됐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김 이사장의 올해 목표는 종사자 교육 등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의 가치를 공유하고,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 하는 사업들을 유지하면서 장애인활동보조와 같은 사회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고 싶다”며 “나중에 5층 건물에 지역 돌봄 커뮤니티센터를 만들어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포부이자 바람을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