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 조성방안 마련 위한 주민토론회 열려

▲ 지난 3일 부평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여성친화도시 조성 방안 마련을 위한 주민토론회’.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향후 4년간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약한 부평구가 조성방안 마련을 위한 주민토론회를 지난 3일 열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역점과제, 도시정책, 일자리정책, 남성의 역할 등을 제언하고 토론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홍미희 인천발전연구원 여성정책센터장은 여는 말로 “여성친화도시 지정은, 조성 사업 계획과 준비가 얼마나 잘 돼있는가를 보고 지정한 것”이라며 “오늘 토론회는 앞으로 잘 하겠다는 다짐의 자리이며 그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라고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여성친화 시범마을을 한 군데라도 추진

기조발제자로 참가한 이남희 서울대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여성친화도시 정책은 ‘여성정책과 도시정책(도시계획)의 만남’이라고 한 뒤 “살고 싶은 도시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와서 살고 싶은 도시다. 지금은 맞벌이 시대로 일과 삶에 대한 수요가 균형을 이뤄야한다.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했다”며 여성친화도시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의 역점과제로 일관되고 지속가능한 도시정책, 행정과 제도, 거버넌스(=공공경영) 등 정책 추진을 위한 인프라 조성, 성별·세대를 포용하는 정책, 여성 일자리 창출 등 중심이 바로 서는 정책을 꼽았다.

그는 특히 지역특화형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며 마포구 성미산마을을 예로 들어 여성친화 시범마을을 한 군데라도 추진해볼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성평등의 확산은 여성친화도시 정책이 등장하게 된 중요한 근거이므로 사회적 약자가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지역 여성단체와 활동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용하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평역 앞 보행권 문제를 거론한 뒤 “고령화와 저출산 등 사회변화에 따라 친인간적 도시계획시설과 지역 특성화로 대별되는 도시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도시개발 과정에 배제돼온 여성의 시각을 도시계획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는 여성과 남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도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부평구의회 강순화 의원은 행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언에서 여성친화도시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마인드부터 형성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의 체계적인 성인지교육을 이수케 해 성인지력을 향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행정집행부의 노력만으론 성공할 수 없다며 엔지오(NGO: 비정부기구나 민간공익단체)의 참여제도 확립 등 거버넌스 체계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현재 구에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중요한 위원회로 구성돼있는데, 그곳 위원 중 일부가 여성친화도시 조성 실무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을 마을 기획자로 양성 … 여성소모임 공간 확충

이례교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은 여성 일자리 분야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심한 속에 남성비정규직과 여성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심하다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이런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참여의식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지방자치단체와 여성, 기업 등이 참여하는 지역사회협의회 같은 것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주민자치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전환해 마을기업을 육성한다든지, 마을 만들기를 통해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시범사업으로 주민상담, 교육과 보육, 고령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장난감 대여 사업 등을 펼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병욱 (주)생생유기농 대표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에서 남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여성에게 불편한 도시환경은 남성에게도 불편하며 아이들에게도 불편하다”며 “남성들이 여성친화도시가 반(反)남성친화도시가 아닌 가족친화도시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에 남성들의 참여가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관공서나 아파트단지의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해 여성소모임 공간을 확충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공무원들과 여성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홍미영 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평엔 20~40대가 가장 많다. 그런데도 부평의 이미지가, 50대 아저씨가 낡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것 같다고 한다”며 “여성친화도시는 새로운 도시이며 패러다임(=사고 틀)의 전환이다. 과제 발표를 여러 번 실시했는데, 3평(평온, 평등, 평안)을 추진방향으로 해서 실천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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