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토, ‘퇴계 이황과 관기 두향의 사랑’ 소리극으로
17일 오후 4시, 18일 오후 2시…유튜브 채널 ‘인투티비’

[인천투데이 이승희 기자]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 상주단체인 극단 아토(대표 이화정)가 소리집중극 ‘두향연가’를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오는 17일 오후 4시와 18일 오후 2시, 유튜브 채널 ‘인투티비’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극단 아토와 학산소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이번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생방송 공연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극단 아토의 소리집중극 ‘두향연가’ 공연 연습 장면 모음.(사진제공 극단 아토)
극단 아토의 소리집중극 ‘두향연가’ 공연 연습 장면 모음.(사진제공 극단 아토)

‘두향연가’는 1년간 만남으로 20년을 한 남자만 사랑한 관기 두향의 이야기다. 1986년,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 앞마당에 있던 매화나무가 가뭄에 말라죽었다. 당시 수령은 약 416년. 퇴계 이황이 유언까지 남길 정도로 아꼈다던 나무다. 퇴계는 평소 매화를 좋아했는데, 이 매화나무는 유난히 더 아끼며 분매로 기르던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나무가 말라죽기 얼마 전인 1985년 12월, 충주댐 건설로 충주호가 생겼다. 호수가 생기기 전 이곳에 마을이 있었고, 그 마을에는 무명의 기생 묘 하나가 있었다. 마을이 수몰되기 직전, 퇴계 제자의 후손들은 이 묘를 이장해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묘비에는 관기 두향이란 글귀가 적혀있었다는데, 그 사연이 징소리와 함께 펼쳐진다.

이 공연은 소리집중극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한다. 국악 연주단체인 ‘예술숲(대표 김면지)’의 라이브 연주가 함께하며, 배우들이 풀벌레와 새 소리, 빗소리 등 모든 음향효과를 직접 내면서 공연한다.

최일준 씨의 원작을 각색ㆍ연출한 이화정 대표는 “모든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 뭔가 좀 비고 모자란, 아쉬워 보이더라도 좀 덜어낸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며 “화려하고 빠른 시각적 모습보다 느리고 작은 미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상력을 펼쳐내야만 완성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시각적 이미지보다 공간이 담고 있는 공기, 소리의 여운, 배우들의 미세한 호흡 등, 극장 안 여백이 중심이 되는 공연이기에 영상으로 선보이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며 “사랑이야기 속 빈 틈을 관객의 상상력으로 채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 관련 자세한 사항은 미추홀학산문화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문의 전화ㆍ032-866-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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