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㉓ 미래사회건강교육 심리연구소

‘사랑 담긴 훈육 기본’ 부모ㆍ교사 대상 심리지원 교육
‘코로나 블루’ 주민 무료 상담, 비대면 상담서비스 시작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아이를 훈육할 때 ‘사랑의 매’라고 불리는 회초리를 드는 시기는 지났다. 특히 유치원과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매를 드는 것은 학대행위로 간주된다. 아이 행동 관찰과 심리 분석, 보호자 상담으로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곳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미래사회건강교육(이하 미사교) 심리연구소’다.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부모와 어린이집 교사를 도와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과학심리 전문기관이다. 특이한 점은, 아이를 직접 상담하지 않고 아이 행동 관찰을 바탕으로 부모ㆍ교사와 심리 지원 상담을 진행해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는 2016년에 설립됐고, 2019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김의연 대표를 포함해 5명이 일하고 있으며, 심리 상담은 대부분 김 대표와 전문 상담사가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심리학 박사이자 대학 교육학과 겸임교수다.

김의연 미래사회건강교육 심리연구소 대표.
김의연 미래사회건강교육 심리연구소 대표.

이 연구소에선 행동과학심리 분석으로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보호자 심리 지원 사업을 주되게 하는 이유에는 김 대표의 경험이 담겨있다. 김 대표는 세 아이를 양육하면서 본인이 전공한 심리학을 육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다. 아울러 재직 중인 대학 부속병원이 운영하는 ‘소아당뇨 캠프’에서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연구소 설립을 결심했다.

“소아당뇨 아이들에게 아이클레이를 주고 본인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을 만들어보라고 했을 때, 학교ㆍ음식ㆍ주사기를 만들더라. 소아당뇨는 인슐린을 주기적으로 맞아야하고 식이조절을 해야 한다. 아이들은 이 부분을 힘들어하면서 자신을 저주받은 몸이라고 표현했다. 그때 아이들에게 너희는 남들보다 자기조절을 더 잘하는 방법을 일찍 터득한 거라고 알려줬다. 그때 내가 공부해온 행동과학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면서 연구소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심리 지원 분야 사회적기업으로는 인천에서 최초이고, 국내에서도 희소한 사례라고 했다.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행동과학심리를 바탕으로 영ㆍ유아와 아동의 행동 변화를 상담한다. 지금까지 어린이집 200여 곳을 방문 상담했고, 보육교사 3000여 명에게 심리 지원을 교육했다.

김의연 대표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ㆍ미사교 심리연구소)
김의연 대표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ㆍ미사교 심리연구소)

“어른들이 변해야 아이 행동 변해”

아동 행동과학심리 상담은 어린이집 방문 상담, 행동 변화 1:1 맞춤 상담, 행동 변화 보고와 상담 절차로 이뤄진다. 어린이집에서 상담을 신청하면, 김 대표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한 후 교사와 부모 등과 상담한다. 아이와 직접 상담하지 않고 주된 양육자를 상담하고 교육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변해야 아이 행동도 변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상담할 때 어른들과 아이의 관계 변화에 초점을 둔다. 부모에게는 아이와 관계를 풀어주는 해결방법을 알려준다. 아이가 동일한 문제행동을 보이더라도 부모 성향과 양육태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상담으로 맞춤형 해결책을 준다.

한 어린이집에서 자꾸 다른 아이를 깨무는 아이가 있다고 상담을 요청했다. 아이가 예고 없이 다른 아이를 깨무는 행동을 반복하는 바람에 어린이집과 그 아이 부모 모두 초긴장 상태였다. 김 대표는 아이 행동을 관찰하고 부모와 상담해 ‘매일 아이를 맨몸으로 껴안아주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아이들의 공격성은 무엇인가 결핍됐을 때 나타난다. 이때 껴안아주는 것을 해결책으로 낸 것은,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기 위함이었다. 맨몸으로 껴안는 행위 시 행복을 촉진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부모가 해결책을 한 달 정도 실천한 뒤 아이는 변했고, 부모와 교사의 불안감도 해소됐다. 이렇게 문제행동이 해결될 때 가장 기쁘다.”

미사교 연구소가 어린이집 교사 대상으로 심리 지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제공ㆍ미사교 심리연구소)
미사교 연구소가 어린이집 교사 대상으로 심리 지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제공ㆍ미사교 심리연구소)

사랑 담긴 훈육 기본, 과학적 훈육방법 교육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데, 부모교육은 양육기술 향상과 양육 효능감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교사교육은 보육교사 스트레스 관리와 보육기술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김 대표는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후군) 아이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어린이집 교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ADHD 아이는 집중을 못하고 교실 밖에 나가기도 하는데, 주방으로 나가면 더 위험하다. 보육교사 한 명이 다수 아이를 돌보는데, 해당 아이만 신경 쓸 수 없는 게 문제이다.”

그는 한동안 불거진 어린이집 교사 아동학대 논란을 두고 교사 개인의 인성 문제보다도 교사 한 명이 많은 아이를 돌보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보육기술 강화 교육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사교육의 핵심은 부모와 의사소통 방법인데, 어떻게 하면 아이의 자기조절력이 커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교사들이 미처 몰랐던 행동과학심리를 알려주기도 하고 심리상담 기법들을 교육하니, 이 방법을 사용한 교사들이 문제가 완화되는 효과를 느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어린이집 교사들 심리 지원을 더욱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아동행동발달 심리상담사 1급(민간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0명, 올해 상반기 60~70명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훈육은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규칙들을 알려주는 행위로,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왜 그런 행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려주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헬렌 켈러도 설리번 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훈육을 받으며 변화했다. 사랑과 훈육은 같이 가야하며, 행동과학심리 측면에서 분석해 훈육을 과학적으로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LH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민들에게 무료 심리상담도 해준다.
미사교 심리연구소는 LH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민들에게 무료 심리상담도 해준다.

코로나19로 무료 심리상담, 비대면 온라인 상담도 시작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린이집들이 문을 닫으면서 방문상담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못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심리상담 필요성은 더 커졌다.

김 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줘 임차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 고마움의 표현으로 LH와 업무협약을 맺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심리상담을 해준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증을 겪은 주민들이 많이 방문한다.

또, 위기는 기회라고 했는가. 김 대표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하는 상담서비스를 고안했다. 소비자가 상담권을 영화티켓처럼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구매자 정보가 상담사에게 넘어오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구매자가 온라인으로 스트레스 검사, 아동발달 검사 등을 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화상으로 분석해주는 상담서비스를 조만간 인천e음 몰에 런칭(launching)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심리상담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비대면 온라인 상담 사업을 고안했다”며 “이 사업이 잘돼 사람들이 더 편하게 상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연구소를 설립한 이유처럼 만성질환 아이들과 발달장애 아동들의 심리를 지원해나가겠다. 아울러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자기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 즐겁고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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