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2곳 비정규직, 노동강도 완화 요구
“한국지엠이 적정 인력 충원에 나서야”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근무하는 일부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강도가 너무 높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하청업체 중 한 곳의 비정규직은 부분 파업까지 벌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부평비정규직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부평공장 A공정에서 일하는 하청업체의 비정규직들은 지난해 말부터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게 되면서 작업량이 크게 늘어나 노동강도가 높아졌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A공정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며 작업장 내 유인물을 부착했다.(사진제공 부평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 부평공장 A공정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며 작업장 내 유인물을 부착했다.(사진제공 부평비정규직지회)

이에 비정규직들은 노조와 올해 3월 A하청업체와의 첫 상견례와 교섭을 진행했고 업체에 극심해진 노동강도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하지만 업체는 “물량이 많은 문제는 공장의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라 답하고, 인력충원 요구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노조의 작업지시서 요구에도 업체는 “작업지시서가 없다”고 답하며 이후에는 계속 노조의 요구에 무반응으로 대응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15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중지’ 결정이 났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집단행동과 파업권)을 획득했다.

노조는 당장 쟁의행위를 벌이지 않고 업체에 공문을 보내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요구했고, 작업장 내 벽에 이를 알리는 유인물을 부착했다.

하지만, 업체는 노조가 붙인 유인물을 동의없이 떼버렸고 노조는 다시 ‘대자보 임의 훼손 시 재물손괴죄로 고발 및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유인물을 붙였다. 지난 8일에는 2시간의 부분파업도 벌였다.

부평공장 B공정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도 무리한 작업 요구에 골병이 들고 있다며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들은 지난 6월부터 작업이 무더기로 추가되면서 과부하가 걸리고 동선이 꼬이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유 인원이 없다보니 작업 중 생기는 급한 생리현상도 해결하기 어려우며 연차 사용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작업장 내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다.

해당 비정규직들이 속한 하청업체가 한국지엠에 작업량 조정과 인력 충원으로 하소연했지만 “그럴려면 정규직 시키지 뭐하러 비정규직을 쓰냐”는 답변만이 돌아왔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노동강도 문제는 한국지엠이 쥐고 있고 인력 충원 문제도 한국지엠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드러났다”며 “비정규직은 기계가 아니다, 이번 일들을 계기로 한국지엠은 적정한 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강도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지엠 부평·군산·창원비정규직지회로 구성된 공동투쟁단은 지난 8일 오후 부평공장 내 홍보관 앞에서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해고자 복직,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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