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 때 공연장 등 폐쇄
“공연·전시시설 운영에 명확한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강조되는 가운데, 인천의 공연장과 전시장이 일방적 폐쇄됐다. 정말 폐쇄만이 답일까.

인천시는 지난 6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자 공공이 운영하는 공연장과 연습실 등 문화예술시설을 다시 폐쇄했다. 덕분에 6월부터 예정됐던 무관중·온라인 공연도 모두 취소되는 상황이다. 폐쇄되는 시설들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문화재단 산하 기관들이다.

매해 80만 관람객이 운집하는 부평풍물축제는 지난해 돼지열병으로 전면 취소됐다. 올해 부평풍물축제는 10월 개최 예정인데 코로나19로 거리축제는 전면 취소하고 일부 비대면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 등 지역 예술인들에게 공연 보상비 등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다가오는 임시총회 때 의논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공공공연장과 전시관 등은 6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모두 폐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산하 공공 공연장과 전시관은 폐쇄 중이다. 부평구의 경우 “6월 정부지침으로 공공공연장과 전시관 등은 모두 폐쇄상태”라며 “6월 기준 등록된 민간공연장 5곳 중 1곳만 운영했다”고 전했다.

공공공연장 대부분 폐쇄조치… 관계자들 “질식해 죽을 지경”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대대적으로 공연장 폐쇄가 이뤄지자, 공연계 관계자들은 “질식해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인천 공연계 관계자 A씨는 인천의 공공 공연장 폐쇄에 대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산하 공공 공연장은 모두 폐쇄됐지만 기초단체나 민간공연장의 경우 그 방침이 구별로 조금씩 다르다.

A씨는 “부평구는 전면 폐쇄하고 있고 연수구는 비대면 공연은 허가하고 있다”며 “구별로 운영방침도 다르고 공연장을 끼고 있는 단체의 경우만 공연 생중계 등을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최근 공연과 뮤지컬 등 조금씩 대중공연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A씨는 “민간공연장의 경우 ‘권고’만 내려오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통제하면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인천은 민간공연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공이 문을 닫으면 공간을 구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공연 시도하기 위한 공간을 찾는 것도 어려워

공공 공연장이 폐쇄되면서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방식인 ‘비대면’ 공연을 시도해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이다.

A씨는 “공연장을 끼고 있는 단체가 아니라면 연습공간을 구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연을 촬영해 생중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볼 공간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공연계 관계자들은 야외공연조차 시도해볼 수 없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연 관계자 B씨는 “야외공연 공모에 당선됐음에도 6월이 다 지나가는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연 출연진들에게 확약서까지 받아놓고도 아무것도 진행하지 않는 건 너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천의 야외공연에 대해 A씨도 “몇 명 이상이 모이면 경찰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며 “큰 공원들도 모두 폐쇄해놓고 야외공연도 못하게 하면서 또 아파트 단지 안에 테라스 공연은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이건 안 되는데 저건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전시관 전면 폐쇄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시관의 경우, 하루 관람객 수를 제한하거나 입장 인원 수를 조절해 얼마든지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민간의 소규모 전시관은 거리두기와 관람객 제한 등을 실현하고 있다. 전시 관계자 C씨는 “유튜브 영상으로 전시를 중계하거나 하루 관람객 수를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중구의 몇몇 민간전시관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에는 아예 운영하지 않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연관계자는 “시설관리자와 청소하는 분 등 전시관과 공연장은 철저히 통제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라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전면 폐쇄보다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천 트라이보울 실내 사진 (사진제공 인천문화재단)
인천 트라이보울 실내 사진 (사진제공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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