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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㉒ (주)BIE

주민 주도로 차별화한 문화 콘텐츠ㆍ공연 제작
주민 재능기부 교육으로 좋은 생활문화 전파
“관과 협력 어려워, 민간 문화기업 설자리 줄어”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잠옷을 입은 연주자가 콘트라베이스 음악회를 여는 것을 본 적 있는가? 연주자가 직접 요리하는 음악회 또한 생소한 장면일 게다. 이렇게 상상하는 대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있는 (주)비아이이(BIE, 대표 유미숙)다.

비아이이는 2015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4명이 일하고 있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문화와 생활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걸 추구한다. BIE는 ‘Beyound Imagianation Edutainment’의 약자로, ‘문화와 교육의 상상을 넘어’라는 뜻이다.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하고, 시민들이 직접 문화공연을 꾸릴 수 있게 지원하며, 인천시가 조성을 추진 중인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이자 복합문화공간인 ‘포엘’을 운영하고 있다.

유미숙 (주)비아이이 대표.
유미숙 (주)비아이이 대표.

유 대표는 혼자서 네 자녀를 키우면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내 아이들만 잘 가르쳐서는 안 되고, 아이들이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좋은 친구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했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문화에 관심이 생겼다. 누구나 좋은 문화를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일하기 어려운 엄마들이 마을 안에서 재능기부 등으로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단시간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문화의 범위가 예술ㆍ교육ㆍ생활문화 등 광범위한데, 유 대표는 이런 문화를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게 하는 문화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 성악과 친구와 함께 논의하고 비아이이를 만들었다.

비아이이는 주민들의 얘기가 담긴 특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비아이이는 주민들의 얘기가 담긴 특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주민과 함께 만드는 특별한 문화ㆍ공연

유 대표는 비아이이를 열고 주민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직접 실현할 수 있게 도왔다. 특히,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일곱 살인 한 아이를 위한 음악회를 열었던 적이 있다. 처음에 마음을 잘 열지 못했던 아이가 콘트라베이스 연주에는 관심을 많이 보였다. 그 아이에게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알려주고, 공연장에 주민들을 모아 음악회를 열었다. 이때 아이는 편한 옷차림으로 사람들 앞에서 연주했는데, 자신만의 음악회 후 자신감이 생기는 모습을 보였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비아이이는 주민들을 모아 특색 있는 음악회를 열었다. 한 성악가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음악을 못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난생처음’이라는 음악회를 열어주기도 하고, 발달장애인 댄스팀이 공연을 할 수 있게 돕기도 했다.

이렇듯 자신만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홍보도 해준다. 이런 음악회에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때는 음악가가 직접 음식을 조리해 함께 나누는, ‘이팅멜로디’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유 대표는 “대부분의 음악회는 음악가에게 집중된 경우가 많으나, ‘이팅멜로디’는 음악가가 대중에게 맞춰 음악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발상을 전환한 행사였다”고 자랑했다.

비아이이는 주민 재능기부로 '엄마와 함께하는 키즈플라워' 교육을 진행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비아이이는 주민 재능기부로 '엄마와 함께하는 키즈플라워' 교육을 진행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주민 재능기부로 더 많은 이에게 생활문화 전파

비아이이는 주민들에게 공동체사업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해 주민들이 직접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주민들이 의견을 내놓으면 공동체사업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에는 자기 꿈을 갖게 된 엄마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파티마마’라는 사업을 지원했다.

“2018년에 비아이이에서 엄마들을 모아 진로 코칭을 교육했는데, 연말에 엄마들이 자기 꿈을 갖게 된 기념으로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라는 파티를 했다. 파티 기획과 요리 등, 참여자들이 잘하는 것이 분명해 특색을 살리는 공동체사업을 하라고 권유했다. 그래서 ‘파티마마’라는 팀을 꾸리고, 현재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도시락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나아가 비아이이는 주민들이 재능을 기부할 수 있게 더 큰 조직으로 연결해주고,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마을 안에서 다양한 일자리 창출도 하고 있다. 비아이이는 마을 엄마들과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엄마들을 마을 강사로 양성했다. 이들은 마을 강사로서 ‘엄마가 가르치는 우리 아이 첫 수업’과 같은 방과후 학습을 진행했었다. 또, 3D펜, 목공과정 등 다양한 분야의 마을 강사들도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비아이이는 마을 주민이 본인의 재능을 얘기하고 기부하고 싶다고 요청이 오면, 진행 방식을 들어보고 수업프로그램을 만든다. 또한, 양말목공예, 마카롱, 일로나의 매듭상점, 어린이 단막극장 등 문화콘텐츠와 제품 유통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보드게임으로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교육키트도 개발 중이다.

비아이이는 지난해 자기 꿈을 갖게 된 엄마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파티마마’라는 사업을 지원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비아이이는 지난해 자기 꿈을 갖게 된 엄마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파티마마’라는 사업을 지원했다.(사진제공ㆍ비아이이)

“지자체와 소통ㆍ협력 부복, 문화기업 설자리 줄어”

비아이이는 계양구 귤현동에서 복합문화공간 포엘을 운영하고 있다. 유 대표는 포엘 공간 대여사업을 하고 있지만, 고정 비용을 많이 지출해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게 어려운 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계양구가 포엘 100m 떨어진 곳에 포엘과 비슷한 무료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포엘의 수익 창출이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구에서 주민들을 위해 공간을 만드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역에 있는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게 아닌, 새로 만드는 바람에 기존 민간자원이 죽는 게 안타깝다. 이런 부분은 적어도 지역 안에서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와 논의해야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가 빈번해 문화콘텐츠 관련 민간사업자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유 대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변에서 ‘비아이이가 귀한 일한다, 좋은 일 한다’며 인정해주는 분들과 함께 꿈꿔주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생활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문화사업을 하면서 지역주민이 스스로 지역에 맞는 문화를 찾아내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방치된 아이들을 주민들이 다 같이 관심을 가지고 키워볼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른들의 놀이문화도 부족한 것 같아 마을 안에서 볼거리와 놀거리를 주민들과 같이 만들어 보고 싶다”며 “시민정신이 묻어있고, 긍정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우리만의 생활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돈이 많지 않아도 자기가 스스로 만족하고 이웃을 돌보며 함께 성장하는 삶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포부이자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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