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2019년 회계연도 결산을 마무리했다. 지방의회가 구성한 결산검사위원회가 결산검사의견서를 제출하면, 지자체는 결산안에 결산검사의견서를 첨부해 지방의회에 심의를 요청한다.

지방의회는 전년도 세입에서 징수의 적정성, 결손 방지와 체납액 징수상황 등을 심사하고, 세출에선 예산집행과 이월ㆍ불용액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다. 특히 부서별로 작성한 성과보고서로 성과 목표 대비 실적을 살펴본다.

행정안전부의 성과보고서 작성 방향과 기준에 따르면, 성과 목표 달성의 근거와 내ㆍ외부의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 내용을 기재하게 돼있다. 성과 미달과 초과 달성의 원인도 적게 돼있다. 이는 사업 성격과 특성을 고려해 성과 목표에 따라 지방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식이다.

그런데 인천 자치구들의 2019년 회계연도 성과보고서를 보면, 목표 설정 기준이 지나치게 낮고 성과 측정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부평구 성과보고서를 보면, 목표를 지나치게 초과 달성한 사업이 수두룩하다. 일례로 ‘주민과 함께하는 클린에코 부평 조성’ 사업의 목표 달성률은 420%나 됐는데, 성과 측정 기준은 자연친화적 봉투 제작ㆍ보급량이다. 100만 매를 목표로 했는데 420만 매를 제작ㆍ보급했다.

성과보고서가 엉터리인 경우도 있다. ‘거버넌스를 통한 구정 비전 기획ㆍ추진, 지속가능 도시 부평 실현’ 사업의 성과 측정 방식은 주민의견 제안 건수 중 채택 건수인데, 제안된 의견이 7개인데 13개를 채택해 목표달성률이 185%란다. 제안보다 채택이 더 많다니, 대단한 착오다.

미추홀구 성과보고서는 성과가 미진한 부분에 대한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에 관한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미불용지 보상’ 사업의 경우 목표달성률이 2018년도 4%, 2019년도 16%에 그쳤음에도 그 사유와 개선 방안이 없다.

중구는 지난해 사업 20개에 편성한 예산 총 18억여 원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이중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을왕리해수욕장 하수박스 정비공사는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지만, 이를 추가경정예산에 투입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산은 예산의 마지막 과정이다. 세입세출의 계수를 확정하는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이를 지역주민에게 보고하고 공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지방의회의 결산안 심의 결과는 곧바로 이어지는 다음 연도 예산 편성과 예산 심의에 반영되는 환류기능을 한다. 돈을 다 쓰고 났으면 제대로 썼는지, 낭비나 잘못된 것은 없는지 철저하게 결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예산 편성과 의결에 비해 결산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올바르게 집행했는지 잘 살펴보고, 결산 승인 이후에 지적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도 꼼꼼히 챙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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