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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 ㉑ 강화초록식품(주)

사람과 환경 살리는 친환경 건강식품 제조
“농업현실 어려워, 농산물 가치 인정받아야”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몸이 허할 때 홍삼을 챙겨먹는 이가 많다. 달면서도 쓴 홍삼을 먹고 나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생긴다. 이 효과를 직접 경험해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홍삼 제품을 공급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바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강화초록식품(주)이다.

박윤미 강화초록식품(주) 대표이사.
박윤미 강화초록식품(주) 대표이사.

박윤미 강화초록식품(주) 대표이사는 원래 서울에서 학원 강사로 일했다. 둘째아이를 낳고 나서 건강이 안 좋아져 고향인 강화도로 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병원과 한의원을 동시에 다녔으나 낫지 않았던 알레르기와 천식 증상이 강화도에 살면서 1년 만에 나았다. 이 때 환경과 공기가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박 대표는 이때 건강을 위해 강화도 친환경 농산물을 먹고 인삼으로 경옥고도 만들어 먹었다. 경옥고는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 나오는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조선 후기만 해도 비상약처럼 집마다 갖고 있던 것이다. 박 대표가 경옥고를 먹을 때마다 아이들에게도 먹였는데 달달한 맛이 나 그 시간을 기다릴 만큼 좋아했다. 면역력이 좋아지는 효과도 봤다.

“애들에게 실컷 먹이고 나도 먹기 위해 경옥고를 넉넉하게 만들었다. 한 달 치를 만들어 양가 부모님께도 드리고, 가족끼리 먹다가 주변에 나눠주니 팔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어떻게 정보를 알고 모르는 번호로 경옥고를 팔라고 전화가 오기도 해 제품을 만들게 됐다.”

박 대표는 2014년에 강화초록식품을 설립해 경옥고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강화군 교동면에 있는 공장에서 6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강화도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이다. 강화도는 특히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마트 계산원, 식당 서빙, 펜션 청소 등으로 제한적이다. 강화초록식품이 이들을 고용하면서 여성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강화초록식품(주)은 전통 제조방식으로 강화강옥고를 제조한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강화초록식품(주)은 전통 제조방식으로 강화강옥고를 제조한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사람과 환경 살리는 친환경 건강식품

강화초록식품은 경옥고 제품을 ‘강화강옥고’라는 브랜드로 출시했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전통 제조방식을 따라 항아리에 생지황 즙을 짜서 넣고, 홍삼과 백복령 분말, 꿀을 넣어 85℃ 물에 120시간 동안 중탕과 냉각을 거쳐 만든다. 90℃를 넘어가면 홍삼 성분들과 영양소가 약해져 온도에 신경 써야한다. 그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보약이다.

‘강화강옥고’에는 강화도 홍삼이 들어가는데, 강화초록식품은 강화도인삼협동조합과 직거래한 6년 근 홍삼만을 사용한다. 강화도에서는 고려 고종(1232년) 때부터 인삼을 재배했다. 인삼의 영양소 성분은 서늘한 지역에서 강해지는데, 강화도는 토질과 기후가 좋고 해풍도 불어 최적의 인삼 재배지로 손꼽힌다.

박 대표는 “강화도 인삼이 유명해지면서 다른 곳에서 재배된 것을 강화도 인삼이라고 속여 팔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화도인삼협동조합이 검증한 강화도 6년 근 홍삼을 직거래해 사용하는데, 인삼조합은 누가 어디서 재배한 인삼인지 확인할 수 있어 믿고 공급받는다. 검증된 재료로 만든 제품은 소비자에게 좋고, 인삼 농가에도 도움이 돼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강옥고에는 홍삼 본체만 넣는데, 뇌두는 열이 많고 잔뿌리는 써서 넣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제품보다 더 부드럽고 단 맛이 난다. 재료를 엄선해 쓰니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재료가 좋지 않고는 좋은 먹거리가 나올 수 없다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화초록식품은 소비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일념으로 현재 푸른두레생활협동조합 매장에 제품을 공급한다.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박 대표는 소비자 요구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고 특히 건강식품은 더 꼼꼼히 따지는데, 이를 충족시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구와 그 환경이 사람의 생명과 연결돼있으므로 이를 소중히 여기면서 다 같이 함께 살아야한다며, 특히 기후위기가 도래하고 있는 요즘에는 친환경ㆍ무농약 농산물 소비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화초록식품은 가이아 정신을 따라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작물의 결과만 생각하면 농약을 많이 쳐야 하고, 다시 작물을 재배할 때 더 많은 농약을 쳐야 한다. 이런 방식은 토양을 착취하는 것이다. 땅에는 미생물, 이로운 벌레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산다. 이를 고려하면 순환적 생각이 가능한데, 그렇지 않으면 과정이 빠지고 결과만 남는다.”

강화초록식품이 생산ㆍ판매하는 제품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강화초록식품이 생산ㆍ판매하는 제품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농업 현실 어려워, 그 가치 인정받아야”

박 대표가 강화초록식품을 설립해 ‘강화강옥고’를 판매하기 시작한 데는 경제적 이유도 있다. 원래 고구마 등을 재배했는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값싼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타격을 크게 받았다. 특히 아이들이 크면서 교육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유무역협정 이후 농업이 판로를 잃었다. 특정 작물이 잘되면 그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했다. 농사만으로 살기 어려워 농산물을 가공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강화도 농가 대다수는 이런 문제를 겪고 있으며, 지금도 무엇을 농사지을지 무엇을 팔지 고민하고 있다.”

박 대표는 농업이 저임금 구조에 기반하고, 농산물을 저가로 유지하는 정책을 계속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농산물 가격을 보장해주든가 농민에게 일정 소득을 지급한다며, 한국도 농업과 농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후위기가 계속되면서 잡초는 더 많이 자라고 물은 가물어 농업을 하기 점점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한국의 농산물 자급률이 매우 낮은 문제를 들며 자급할 수 있는 것은 자급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농업 현실을 조금이라고 개선하기 위해 박 대표는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알리고 소비를 독려하는 식생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에서 나는 친환경 농산물을 먹어야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다는 게 교육의 주된 내용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면 감기가 잘 안 걸리고 면역력도 좋아진다. 아이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먹이며 키웠는데, 병원 한 번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다. 의료비는 아끼고 건강은 더 좋아지니 친환경 농산물 소비를 독려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강조하는 것은 탄소발자국 때문이다. 먼 거리에서 오는 것은 그만큼 지구를 오염시킨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철 음식은 싸고 영양도 좋다.”

강화초록식품은 강화군 교동면 공장 앞에 ‘숲속 작은 방’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강화초록식품은 강화군 교동면 공장 앞에 ‘숲속 작은 방’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ㆍ강화초록식품)

강화초록식품은 사회공헌 사업으로 공장 앞에 ‘숲속 작은 방’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강화도엔 아이들이 놀 공간이 부족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부분도 있다. 이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숲속 작은 방’에 책을 갖다놓고, 식생활 교육과 천연염색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판매하고 있는 강옥고 이외에 더 싸고 몸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박 대표의 목표다. 또한, 조금 있으면 사회적기업 지원금이 끊어지기에 회사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이다. 그래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신뢰를 받고자 늘 고민한다. 당장은 미세먼지에 좋은 도라지를 활용한 제품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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