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용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장
최우용 국민연금공단 부평계양지사장

“젊었을 때 자녀들 공부시키느라 어려웠잖아요. 지금은 그래도 보람 있구나,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되니까 복지혜택을 받는구나 하고 흐뭇한 마음이 있어요.”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어르신의 말씀이다. 과거 노후 준비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평생을 자식과 부모 봉양으로 일만 하며 ‘나’를 위해 살지 못한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은 이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 그 어떤 통계 수치보다도 기초연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는 해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기초연금의 사회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낸다. 기초연금이 제도 도입의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지, 어르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효과는 어떠한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도 기초연금 수급자 2000명을 대상으로 현장방문 면접조사를 실시해 수급자들의 생각과 수급 이후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82.4%는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61.2%는 수급액에 만족했다. 수급자의 절반 이상은 ‘나라가 노인을 존중해준다’고 생각했다. 특히, 연금액이 월 최대 30만원으로 인상된 소득하위 20% 이하 수급자 중 88.1%는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기초연금이 노후 걱정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지만, 사회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하고 경제적ㆍ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반응은 1:1 면담에서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기초연금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어르신들은 ‘안심’ㆍ‘행복’ㆍ‘효도연금’ㆍ‘감사’라고 응답했다. 생활에 여유가 생겨 주변 사람들과 관계도 좋아지고, 자녀 등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느낄 만큼, 기초연금은 어르신들에게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몰라서 못 받는’ 어르신이 없게, ‘한 분이라도 더’ 받으실 수 있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상담한 공단의 노력이 어르신들에게 경제적ㆍ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 감사하다. 기초연금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일원으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기초연금이라는 ‘당연한 권리’를 한 분에게라도 더 찾아드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생활비 걱정으로 자식 눈치를 보지 않고, 준비 없이 60대가 되어도 마음 한 편이 든든하게 말이다. 그래서 또, 이렇게 권하고 싶다. 현재 만 65세에 도달하신 분이거나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는 분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한 번 신청해 보시라고 말이다.

기초연금이 노후의 고단함을 모두 덜어줄 수는 없지만, 어르신들의 삶 속에 든든하고 위안이 되는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