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문화재단ㆍ부평아트센터ㆍ부평문화원, “지역문화 활성화에 역점”

1. 부평구문화재단

부평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명숙ㆍ이하 재단)은 지난해 토론회를 두 번 열었다. 부평문화정책과 관련한 연속 토론회였다. 이 자리에서 문화재단 강영구 사무국장은 앞으로 문화재단이 해야할 역할에 앞서, 그동안 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던 사정을 털어놨다.

사무국에서 실제 업무를 보는 사람이 단 세 명인데다, 사업 예산이 1700만원밖에 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이번 해에도 부평구 재정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우려 반, 희망 반으로 강 사무국장을 만나 올 한 해 계획을 들어봤다.

▲ 부평구문화재단 강영구 사무국장.
재단은 올해 굵직한 사업 몇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우선 부평 문화전반에 대한 ‘문화지표조사’를 실시하려고 한다. 문화수요조사를 그동안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 구민들이 선호하는 문화 장르와 환경을 파악하는 일은 중요하다.

앞으로 문화정책을 만들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구민의 문화 욕구와 우리가 갖고 있는 기반 시설 등 문화 자원을 연계해, 문화정책을 만들고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부평구는 타 구에 비해 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각 동에 있는 동아리를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동아리 전수조사를 실시해 재단에 등록하도록 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여는 것이다. 또 동아리 대표들을 모아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면 이후 동아리축제도 가능할 것이다. 부평에 공연장이 많으니 이런 곳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공연을 열면 좋지 않을까? 일상적인 문화 활동은 중요하다.

생활문화가 두터워지면 이 가운데 전문가도 나올 수 있다. 부평문화원에서 운영하던 문화사랑방을 올해부터 재단에서 맡는다. 지역 동아리들이 문화사랑방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문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아직 사업비가 부족해 올해는 동아리 발굴과 육성만 할 수 있을 듯하다.

아울러 지난해처럼 토론회를 계속 열 것이다. 예전엔 문화토론회가 많이 열렸는데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 타 구에도 문화재단이 곧 생길 듯하고, 부평과 인접한 부천문화재단도 있는데, 함께 모여 서로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토론해 볼 필요가 있다.

부평과 가까운 부천이 함께 가칭 ‘부ㆍ부예술제’를 여는 건 어떨지 구상 중이다. 부천에는 전문공연장이 없고, 우리 재단은 사업비가 없으니, 서로 도움이 될 듯하다. 삼산동과 부천의 경계에 만화박물관과 청소년수련관이 있다. 호수공원까지 확장하면 멋진 예술제가 가능할 것이다.

구민들이 부평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삶의 활력과 의미를 찾으려면 지역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 외부에서 누가 오더라도 부평의 문화시설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년까지는 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기간이었다. 올해는 사무국 직원이 두 명 늘었으니 작년보다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필요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니 부평구민들도 재단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2. 부평문화원

부평문화원(원장 빈종구ㆍ이하 문화원)은 부평에 문화기반시설이 거의 없던 1998년 7월 개원했다. 다양한 문화 교육프로그램과 향토문화 계승ㆍ발전 사업, 각종 문화행사 주관, 문화기반시설 위탁사업 등 공공성을 띤 여러 활동을 해왔다. 문화재단과의 역할 재정립 논란 속에 올 한 해 펼칠 문화원의 역점사업을 미리 살펴봤다.

▲ 부평문화원 조성돈 사무국장.
문화원은 그동안 해왔던 활동에 더해 두 가지 새로운 사업을 작년 한 해 구민들에게 선보였다. ‘웰다잉’과 ‘삼산두레발도장’ 사업이다.

웰다잉은 아름답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한다는 뜻이다. ‘웰빙’이란 말이 주목을 받는데, 그 못지않게 웰다잉도 중요하다는 걸 알리는 것이다. 노인들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지금의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많은 분들이 참여했고, 반응도 좋았다.

삼산두레발도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했다. 삼산두레농악에서 부평풍물대축제가 탄생할 수 있었는데, 이를 확장하고 계승하기 위해 구민과 학생들에게 매주 두 차례 문화원에서 풍물 체험과 교육을 진행했다.

올해도 이 두 가지 사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특히 웰다잉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노인문화에 대한 대책과 고민이 필요한 현 상황에 적합한 사업이다. 웰다잉은 강좌와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는 ‘청춘극장’이 주를 이루는데, 강좌를 들은 많은 노인들이 이런 강의는 처음이라며 고마워하고 즐거워했다.

청춘극장에서 연 상영회(총11회)에는 회마다 100명이 넘게 왔다. 노인들의 문화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문화원은 앞으로 노인문화 활성화를 위해 웰다잉을 역점사업으로 한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또 삼산두레발도장 사업을 조금 더 확장해 지역을 탐방하고 우리 전통과 부평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펼칠 생각이다.

그동안 문화원은 부평 문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 해마다 열리는 ‘정월대보름축제’와 ‘부평풍물대축제’는 우리 문화원이 키워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또 문화소외계층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문화 활동’을 진행했고, 구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3년 부평문화사랑방, 2008년 부개문화사랑방을 열었다.

지금은 부평구와 부평구축제위원회, 문화재단이 각각 나눠 주관하게 됐지만, 그 시작점에는 문화원이 있었다.

이 모든 사업이 향하는 최종 목표점은 시민문화 활성화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문화원이 그 매개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원만이 할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해 타 기관과 차별화를 두고, 지역에 있는 동아리를 활성화하려 노력하겠다. 구에 있는 예술단체는 일차적으로 구민을 위한 것이다. 그분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3. 부평아트센터

부평아트센터(관장 조경환ㆍ이하 아트센터)는 지금 한창 고무돼있다. 작년 12월 한달간 개관 이래 가장 많은 관객이 아트센터를 찾았기 때문이다. 부평 지역사회에서 아트센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와 우려 반반이다. 부평구 문화 관련 예산에서 적지 않은 부분이 아트센터로 들어간다.

예산에는 20년 동안 해마다 민간투자업체에 갚아야하는 건축 비용이 포함돼있다. 아트센터는 개관 이래 휴관일 없이 묵묵히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올해 4월 개관 2주년을 맞는다. 조경환 관장을 만나 주민들이 기대해도 좋을 프로그램들을 미리 엿들었다.


▲ 부평아트센터 조경환 관장.
그동안 차별화된 공연으로 주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해왔다. 작년 한 해 아트센터를 많은 주민들이 찾아왔다. 아트센터에 지역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

올해, 주민들에게 선보일 비장의 무기가 있다. 아트센터는 올해도 ‘밖으로’ 나간다. 개관 초기부터 ‘거리야! 놀자’, ‘꿈꾸는 거리 예술가’ 같은 야외축제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야외축제와 ‘로비음악회’를 합해 틀을 더 넓힌 ‘피크닉 콘서트’를 연다. 5월 5일 시작해 9월까지 격주로 10회 공연할 예정이다.

피크닉 콘서트는 비싼 공연료 대신 돗자리만 가져오면 된다. 아트센터 앞 잔디밭에 누워서 가족ㆍ연인ㆍ친구와 함께 맥주나 음료를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무대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가수와 지역 아마추어 공연팀 등으로 다양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또 7~8월에는 ‘캣츠’나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같은 뮤지컬 영화를 야외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상반기 공연프로그램도 거의 윤곽이 잡혔다. 기타리스트 박주원이나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아트센터를 찾고, 작년에 매진 사례를 기록한 ‘모래야 놀자’가 올해도 열린다. 요즘 ‘힐링(healing: 치유)’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사실 오래 전부터 ‘힐링콘서트’를 생각하고 있었다. 4월과 6월 마지막 주 금요일엔 ‘문화회식 힐링콘서트’를 연다. 공연장에서 문화로 회식을 즐겨보자는 것이다.

5월에는 상주단체인 ‘극단 십년후’와 함께 만든 뮤직드라마 ‘당신만이(연출 위성신)’를 2주 동안 앙코르 공연한다. 우리의 첫 자체 제작공연인데, 작년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했다.

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린이 연극교실을 연다. 인기가 많아 금방 매진된다. 어린이는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는 문화의 주체이며 미래의 관객이기도 하다. 올해는 일본 기타쿠슈 어린이 연극학교와 함께 ‘꿈의 연극캠프’를 진행한다. 발전 가능한 지역극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벌일 계획이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트센터가 지향하는 ‘모두 함께 나누는 예술’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피크닉 콘서트’는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맘 놓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 소수를 위한 공연보다는 99%에 초점을 맞추겠다. 차별화된 우리만의 공연과 공공예술로 지역에 밀착한 공연장을 만들어, 부평의 ‘보물단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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