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전국적으로 야당 예비후보 북적이나, 부평은 ‘단독’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전세대란, 서민경제 악화 등으로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과 전당대회 돈 살포 등의 악재로 여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처지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연구소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민주통합당, 언론사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지역 민심은 반반으로 전해졌다. 일부 통합민주당 관계자들도 인천 12곳의 선거구에서 승산은 6~7곳으로 보고 있다.

▲ 부평<갑> 예비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 등록 예정자.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나라당 임낙윤ㆍ정유섭ㆍ조진형ㆍ한원일(가나다순), 통합진보당 이용규, 민주통합당 문병호.

부평<갑> 조진형 ‘사력’, 군소 후보 ‘표심 점검’ … 야권 ‘MB정권 심판’

그럼에도 이번 총선의 대세는 야당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 전국적으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 예비후보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의 경우도 11일 현재 선거구 12곳에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자는 20명인 데 비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 33명과 14명에 달한다. 하지만 부평지역은 이와는 딴 판이다.

부평<갑> 선거구의 경우 한나라당 소속으로 정유섭(57) 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임낙윤(65) 전 인천경기지방 병무청장, 조진형(69) 현 국회의원 등 3명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한원일(51) 전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사무총장도 출판기념회 개최에 이어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최악(=공천 탈락)의 경우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할 정도로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이다. 최근 유권자에게 마지막 의정보고서(사진 참고)를 발송했으며, 정책개발을 위한 음성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또한 음성 메시지를 이메일로 발송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초반부터 동별 의정보고회 등을 개최했으며, 최근에는 동별 상가를 호별 방문해 의정보고서를 나눠주는 등의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섭씨와 한원일씨 등은 출판기념회 개최 등으로 지지세를 모아나가며 표심을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여당에 다수의 예비후보자가 몰리는 것은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향후 공천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에선 문병호(52) 인천시당위원장만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앞으로도 다른 후보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위원장은 ‘반값 선거운동’을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이번 선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거 사무소 개소와 함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통합진보당의 경우도 이용규 인천시당 공동위원장만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인천 남동구 등지에서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자들이 난립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천시당위원장의 정치적 무게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진보적 권력교체기로 규정한다. 통합진보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진보적 정책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새진보통합연대의 통합에 따른 인천시당 창당 이후 지지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부평<을> 예비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 등록 예정자. 위 왼쪽부터 한나라당 강창규ㆍ김연광ㆍ박윤배ㆍ조용균(가나다순) , 민주통합당 홍영표, 통합진보당 김응호.

부평<을>  한나라당 지지기반 ‘약세’ … 홍영표 ‘FTA 협상파’ 악재

부평<을> 선거구는 부평<갑>에 비해 한나라당 지지기반이 약한 편이다. 당원협의회(이하 당협) 위원장이 상당 기간 공석인 상태다. 하지만 부평<갑>처럼 예비후보자들이 몰리는 양상이다. 독보적인 인물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김연광(49)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이 출판기념회를 연 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앞서 당협 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는데,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 브레인으로 일한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대두되는 속에서 이러한 경력이 악재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 더욱이 최근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조선일보> 출신 정치인들이 연루된 것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13일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예비후보자 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조용균(52) 변호사는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이다. 친박계 정치인으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상이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던 약점도 지니고 있다.

박윤배(60) 전 부평구청장도 지난달 13일 예비후보자 등록 후 지역 민심 얻기에 나섰다. 부평출신으로 부평구청장직을 8년 동안 수행하면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예비후보자들이 난립하면서 지지세가 분산되는 가운데 조직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다.

여기에 강창규(56)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13일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예정이다. 중앙 인맥과 경력 등에서 타 예비후보자에 밀린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린 시절 인천에 올라와 대신철강주식회사를 설립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민주통합당 소속 예비후보자는 아직 없다. 홍영표 국회의원의 출마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높아 2009년 4월 재선거로 당선됐음에도 인지도는 재선급 이상이란 평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를 비롯한 노동현안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한미 에프티에이(FTA: 자유무역협정) 비준과 관련해 '협상파' 의원으로 인터넷 상에 알려졌고, 최근엔 ‘어린이식품 신호등 표시제’를 ‘영양성분 앞면표시제’로 대체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에선 ‘40대 젊은 기수론’을 내세우는 김응호(40)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지난달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김 예비후보와 홍 의원의 대결이 2009년 4월 부평<을> 재선거에 이어 재연될지 관심이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총선을 앞두고 10~15%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는 김 예비후보가 홍 의원을 어떻게 압박할지도 관심사다.

부평<을> 재선거 패배 후, 2010년 6.2 지방선거 양보 등으로 인해 홍 의원과는 '결산전'을 하겠다는 의사라 조기 중도 하차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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